수백조원 쏟아붓고 미국 나서도 '안 잡혀'…엔저 폭주
[앵커]
40년 만에 최저인 역대급 엔저를 막기 위해서 일본 정부가 올해만 수백조 원을 외환시장에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엔화 약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까지 직접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엔저 폭주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 정원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정부는 기록적인 엔저현상에 맞서 지난 4월과 5월 두 달 동안 110조 원을 투입하며 환율방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시장개입에도 엔화가치는 40년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164엔까지 추락하며 비상이 걸렸습니다.
결국 일본은행은 특단의 조치로 지난달 말 이틀에 걸쳐 126조 원을 다시 외환시장에 쏟아부었습니다.
미 연방준비은행도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례적인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가타야마 사츠키/일본 재무상 : 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기초해 실시한 것으로 최근 관찰된 엔화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처한 것입니다.]
엔저 여파로 일본의 미 국채 매각 우려가 커진 데다 일본이 약속한 수백조 원대 대미 투자까지 불안해지자 미국이 직접 엔화 부양에 나선 겁니다.
평소 다른 나라의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 조작'이라며 엄격히 규제했지만 자국의 경제적 이익 앞에서는 예외를 둔 셈입니다.
[심승규/아오야마가쿠인대 국제경제학부 교수 : 엔저가 지나치게 심화되면 일본의 투자 여력이 약화됩니다. 미국이 개입해서 지나치게 엔저가 되는 건 막을 테니 너희는 우리에게 투자하라는…]
하지만 이런 미일 양국의 공조 개입조차 엔저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본 정부가 여전히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는데다 지지율 방어를 위해 다카이치 내각이 추진하는 '식료품 소비세 인하'도 엔화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와 재정 불안이 해결되지 않는 한 엔저 기조가 반전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박상용 영상편집 김정은 영상디자인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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