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팬이여, ‘알렉산더 웅빈’을 찬양하라! [베이스볼 비키니]

황규인 기자 2026. 8. 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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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잊고 있던 그 별명 '알렉산더 웅빈'이 돌아왔습니다.

한때 키움 팬 사이에서 유명했던 이 별명은 '김웅빈(30·키움)이 그래도 타격 솜씨는 그래도 외국인 타자 수준'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도 확실한 건 김웅빈 덕에 '희망'이라는 낱말이 진짜 어떤 뜻인지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지금이 김웅빈 야구 인생에 있어 '화양연화의 시작'이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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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고척 SSG전 7회말 쐐기 홈런을 쏘아 올린 키움 김웅빈(오른쪽). 키움 히어로즈 제공
모두가 잊고 있던 그 별명 ‘알렉산더 웅빈’이 돌아왔습니다.

한때 키움 팬 사이에서 유명했던 이 별명은 ‘김웅빈(30·키움)이 그래도 타격 솜씨는 그래도 외국인 타자 수준’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만 놓고 보면 정말 외국인 타자 수준입니다.

김웅빈은 하반기에 44타석에 들어서 타율 0.368/출루율 0.455/장타력 0.789로 OPS(출루율+장타력) 1.244를 남겼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명칭은 ‘장타율’이지만 기록 자체가 비율이 아니라 동아일보에서는 장타력이라고 표기합니다.)

후반기에 이보다 OPS가 높은 타자는 힐리어드(32·KT·1.387), 카스트로(33·KIA·1.301) 두 명뿐입니다.

후반기 경기 결과만 따로 집계한 것
‘영양가’도 좋습니다.

김웅빈은 2일 고척 SSG전에서 1-1 동점이던 3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습니다.

이어 4-3으로 다시 앞선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쐐기 홈런(시즌 8호)까지 쏘아 올렸습니다.

김웅빈이 한 시즌에 홈런 8개를 때린 건 2020년과 함께 개인 최다 타이기록입니다.

키움은 결국 SSG에 5-3 승리를 거두면서 후반기 순위 3위로 올라섰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을 야구’ 무대 진출을 노리기는 쉽지 않지만 ‘차포마상(車包馬象)’ 다 떼고 야구하는 팀으로선 나쁘지 않은 성적입니다.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정수성 당시 코치(왼쪽)와 인사를 나누는 김웅빈. 동아일보DB
김웅빈은 울산공업고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27순위로 SK(현 SSG)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현 키움)으로 건너왔습니다.

1군 라인업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경기는 그해 7월 13일 수원 KT전.

김웅빈은 3회초 선두 타자로 1군 통산 첫 타석에 들어서 3-2로 앞서가는 1점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직전에 같은 기록을 남긴 조성우(38·당시 SK)를 여전히 기억하는 팬이 드문 것처럼 이런 기록은 ‘우연의 선물’에 가깝습니다.

1군 데뷔 타석을 마치고 5.000이던 1군 통산 OPS는 두 아이 아빠가 된 지난해 마지막 타석 병살타로 0.688까지 내려갔습니다.

4번 타자가 삼진 - 삼진 - 삼진 - 병살타.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캡처
프로 11년 차에 10경기에 나와 (타율이 아니라) OPS 0.350에 그친 ‘공격형 내야수’라면 팀에서 방출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김웅빈이 올해도 키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던 이유를 세 글자로 줄이면 ‘송성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송성문(30·샌디에이고)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건너가면서 ‘마지막의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된 것.

1군 무대 진입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1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지도 못했고 시즌 개막도 퓨처스리그(2군)에서 맞았습니다.

김웅빈은 팀이 이미 최하위로 떨어진 5월 13일이 되어서야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5월 20일 고척 SSG전 끝내기 안타 후 서건창(왼쪽)과 기쁨을 나누는 김웅빈.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웅빈이 데뷔 후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5월 20일이었습니다.

김웅빈은 이날 고척 안방 경기 9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SSG 마무리 투수 조병현(24·SSG)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쳤습니다.

김웅빈은 전날에도 조병현에게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친 상태였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상 연이틀 똑같은 투수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린 타자는 김웅빈이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날은 비 때문에 다른 구장 경기가 없었습니다.

이날 유일하게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김웅빈이 ‘신데렐라’가 됐던 겁니다.

홈런 1개만 더 치면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세우게 되는 김웅빈.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웅빈은 올 시즌 현재까지 타율 0.264, 8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입니다.

OPS 0.792 역시 눈에 띄는 성적이라고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 후반기 몇 경기가 야구 인생에서 화양연화(花樣年華)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확실한 건 김웅빈 덕에 ‘희망’이라는 낱말이 진짜 어떤 뜻인지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는 뜻입니다.

‘끝까지 버틴 자’처럼 희망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존재는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지금이 김웅빈 야구 인생에 있어 ‘화양연화의 시작’이기를 희망해 봅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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