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속 참변 부른 “금고에 돈 넣고와”…다른 매장에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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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 지진 당시 이온몰에서 한 차례 대피했다가 "매출금을 금고에 넣고 오라"는 회사 지시로 들어간 20대 잡화점 여직원 숨진 가운데, 해당 잡화점 운영사인 일본 '하비타'가 당시 구마모토현 내 다른 3개 점포에도 직원들에게도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하비타는 지진 뒤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온몰 구마모토' 매장뿐 아니라 지진 이후 직원들이 대피했던 구마모토현 내 다른 3개 점포에도 같은 내용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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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가시마에서 소방관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지진에 이은 폭발로 파손된 ‘이온몰’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6.07.31. [가시마=AP/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donga/20260804141853736kbtl.jpg)
3일 일본 산케이에 따르면 하비타의 유세 고지(64) 영업부장은 지진 발생 직후 직원들에게 매출금을 금고에 보관하도록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유세 부장은 산케이에 “내가 지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하비타는 지진 뒤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온몰 구마모토’ 매장뿐 아니라 지진 이후 직원들이 대피했던 구마모토현 내 다른 3개 점포에도 같은 내용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세 부장은 지진 직후 안전 확인을 위해 각 점포의 점장들에게 연락했고, 시설 측 허가를 받은 경우 매출금을 회수해 금고에 보관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허가를 받은 3개 점포는 점장들이 매출금을 금고에 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발생한 이온몰 구마모토 매장에서는 지진 당시 근무 중이던 오오타케 구루미(22) 씨와 동료 여직원(25)이 한 차례 대피했다가 회사 측 요청으로 매장에 돌아간 뒤 폭발로 숨졌다.
![지난달 28일 일본 구마모토현 가시마마치의 대형 쇼핑몰 ‘이온몰’이 지진으로 파손돼 있다. 2026.7.28. [구마모토=AP/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donga/20260804141855037ofzi.jpg)
점장의 요청을 받은 오오타케 씨와 동료 여직원은 지난달 28일 오후 5시 35분경 일반 출입구를 통해 이온몰 내부로 들어갔다. 이후 약 15분 뒤인 오후 5시 50분경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고, 두 사람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졌다.
두 사람이 다시 건물 안으로 돌아간 과정에 대해서는 하비타와 이온몰 측 설명이 엇갈리고 있다. 유세 부장은 두 직원이 건물 안으로 들어갈 당시 출입구에 있던 이온몰 직원이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말했을 뿐 제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온몰 측 담당자는 “재입장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직원들에게 전달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온몰의 요시다 아키오 사장도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대피 후에는 건물 내부에 들어가지 않는 매뉴얼이 마련돼 있다. 유세 씨도 매뉴얼을 알고 있었다”며 “왜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지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구마모토 강진 직후 이온몰 구마모토에서는 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7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특히 하비타 직원 오오타케 씨는 지진 직후 한 차례 대피했다가 돈을 금고에 넣고 오라는 회사의 지시를 받고 다시 매장으로 돌아간 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일본 NHK 등에 따르면 오오타케 씨는 생전 아버지를 여의고 가족을 부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4년 전 잡화점에 취직했으며, 지난달부터 이온몰 구마모토 내 매장에서 근무해왔다.
오오타케 씨는 지진이 발생한 지난달 28일에도 근무 중이었다. 지진 직후 매장 밖으로 대피한 그는 당시 쇼핑을 왔던 사촌과 이모를 우연히 만났지만 “회사가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고 했다. 매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뒤 만류에도 동료와 함께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유족은 오오타케 씨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가 매장 인근을 가리키는 것을 확인한 뒤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그는 다음 날 새벽 동료와 함께 근무하던 매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원은 DNA 감정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중·고등학교 시절 배구를 했고 밝고 성실한 아이였다”며 “세상을 떠나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지진이 발생해 한 번은 대피했는데 회사 지시로 돌아갔다가 숨진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졌으면 한다”고 했다.
오오타케 씨는 3남매 중 장녀로, 3년 전 아버지를 잃은 뒤 가족을 부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척은 “밝고 성실하며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며 “한 번은 살아 나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 워낙 순하고 책임감이 강한 아이라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분하다”고 말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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