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염 대목은 옛말"…텅 빈 냉동고에 인천 얼음집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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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냉동고 앞 천장까지 얼음이 꽉 차서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야 했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텅 비었잖아요."
폭염특보가 열흘 넘게 이어진 지난 3일 인천시 미추홀구 석바위시장 내 얼음집.
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얼음이 필요한 업체 대부분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직접 공장에서 얼음을 사들이고, 카페들이 제빙기를 사용하면서 동네 얼음집을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얼음집의 시름은 비단 김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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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자르는 김씨 [촬영 황정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yonhap/20260804071855640udxs.jpg)
(인천=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예전 같으면 냉동고 앞 천장까지 얼음이 꽉 차서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야 했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텅 비었잖아요."
폭염특보가 열흘 넘게 이어진 지난 3일 인천시 미추홀구 석바위시장 내 얼음집.
10평짜리 가게 앞에는 얼음 배달용 손수레와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었고, 내부에는 얼음을 자르는 기계와 영하 11도로 유지되는 3평 남짓한 냉동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냉동고 안에는 흰색 마대에 담긴 25㎏짜리 조각 얼음과 초록·주황색 비닐봉지에 포장된 17㎏ 얼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한여름이라면 얼음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어야 할 내부 공간에서는 군데군데 빈자리를 볼 수 있었다.
![냉동고에 작업하는 김씨 [촬영 황정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yonhap/20260804071856042qsdx.jpg)
19년째 이곳에서 시장 상인 등에게 얼음을 판매하는 김모(58) 씨는 냉동고 문을 열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하얀 냉기에도 금세 구슬땀을 흘렸다.
김씨는 두부 가게가 콩국물 신선도 유지를 위해 주문한 25㎏ 조각 얼음과 인근 수산물 가게가 요청한 125㎏의 얼음을 잇달아 배달했으나, 좀처럼 웃지 못했다.
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얼음이 필요한 업체 대부분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직접 공장에서 얼음을 사들이고, 카페들이 제빙기를 사용하면서 동네 얼음집을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얼음을 주문한 수산물 가게도 평소 거래처가 아니라 급히 얼음이 필요해 김씨의 얼음집을 부랴부랴 찾은 경우였다.
김씨는 "폭염이면 대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옛날얘기"라며 "주요 거래처가 예년보다 80% 이상 줄었고, 공장에서 시장 상인들한테 직접 납품까지 하면서 우리는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몇 달 열심히 일하면 가족들과 먹고 살 정도는 됐는데, 지금은 그것마저 어려운 형편"이라며 "우리 같은 영세 얼음집은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얼음 배달 가는 김씨 [촬영 황정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yonhap/20260804071856228mity.jpg)
얼음집의 시름은 비단 김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천에서 얼음을 판매하는 점포의 정확한 수는 집계되지 않지만,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소매 얼음 판매점은 30여곳이다.
얼음집 상인들은 "과거 1990∼2000년대 전성기와 비교하면 현재는 최소 절반 가까이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부평구에서 30년 가까이 얼음을 판매하는 업주는 "코로나19 이후 영화관과 각종 행사장 납품이 크게 줄었다"며 "영화관은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는 주요 거래처였는데 관람객이 줄면서 우리 매출도 덩달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60∼70%는 줄었다"며 "예전에는 카페에서도 얼음을 많이 주문했지만, 지금은 카페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부분 제빙기로 필요한 양을 자체적으로 소비한다"고 했다.
계양구에서 기름과 얼음집을 함께 운영하는 또 다른 상인은 4일 "얼음 판매로는 전기요금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예전부터 해오던 일이라 이어갈 뿐이지 얼음 장사는 이미 다 죽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얼음 붓는 수산물 가게 [촬영 황정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04/yonhap/20260804071856440bfku.jpg)
h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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