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 개편안 확정.. 종부세·양도세 모두 바뀐다
실거주 우대 강화…양도세 공제 체계 전면 개편
다주택자 중과 완화…거래 활성화 기대감 확산

오랫동안 유지돼 온 주택 수 중심 과세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 가치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체계를 재편하고, 실거주자에게 세제 혜택을 집중하는 한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까지 포함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세금 부담의 형평성과 실수요자 보호라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고가 주택 보유자와 투자 수요, 지방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다양한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액으로 일원화한 점이다. 지금까지는 보유 주택 수가 과세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보유 자산의 가치가 세 부담을 좌우하게 된다.
이에 따라 1주택자라 하더라도 공시가격이 높은 주택을 보유했다면 다주택자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구간은 단계적으로 최고 5%까지 세율이 인상돼 고가 주택 보유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가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유 주택 숫자보다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같은 수의 주택을 보유했더라도 자산 가치 차이가 큰 현실을 반영해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고가 주택에 집중된 자산 불균형을 완화하고 조세 부담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양도소득세 제도 역시 거주 중심으로 재편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 중심에서 거주기간 중심으로 전환된다. 오랜 기간 실거주한 1주택자는 더욱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10년 이상 거주한 30억 원 이하 1주택자는 기본공제액이 연 25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크게 확대된다.
반면 거주하지 않은 채 보유만 이어온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은 대폭 축소된다. 이는 주택을 투자 대상이 아닌 생활 공간으로 바라보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단계적으로 완화된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2027년 중과세율이 5%포인트 낮아지고, 2028년에는 10%포인트까지 완화된다. 아울러 2028년까지 한시적 유예가 이어지며, 2025년 5월 10일 이후 적용된 거래에는 소급 적용 혜택도 제공된다. 정부는 거래 활성화와 시장 유동성 회복을 위해 이러한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이 장기적으로 실거주 중심 시장을 조성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보유 목적보다 거주 목적이 강조되면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안정적인 주택 공급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 위축이 이어진 시장에 숨통을 틔우고 매물 순환을 촉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주택 가액 중심 과세가 도입되면 은퇴자나 고령층처럼 소득은 많지 않지만 장기간 보유한 주택의 가치가 크게 상승한 계층은 세금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거주 중심 혜택 확대 역시 직장 이동이나 가족 돌봄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기간을 채우기 어려운 국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다주택자 중과 완화가 투자 심리를 자극해 일부 지역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동산 세제는 시장 안정과 조세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정책 수단이다. 정부가 제시한 이번 개편안은 실거주를 우대하고 자산 가치에 맞는 과세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의 부담과 형평성 논란까지 함께 고려한 세밀한 보완책이 뒤따라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