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호르무즈 합의” 호언 ‘협상 재개’ 밝혔지만…못 믿을 장담
NYT “이란 동의 여부도 불확실”
협상·폭격 번복하며 신뢰도 잃어
이란, 오만과 호르무즈 항로 논의
폭격과 협상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이란과 다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를 두고 오만과 진행한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면서도 이는 해협 재개방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규모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카타르 그리고 이란의 요청으로 이를 철회했다”며 “그들이 그렇게 요구한 것은 해협 재개방과 이란 비핵화라 부를 수 있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으로부터도 합의하고 싶다는 아주 강한 요청을 받았다. 그들은 우리 공격 규모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대이란 공습을 예고했지만 전날 밤 돌연 군사작전을 취소한다고 알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협상 형태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며 (협상은) 3일 오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결 시한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냥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지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협상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회담 장소나 참석자는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협상 재개에 동의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며 전문가들은 폭격과 협상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치밀한 군사전략이라기보다는 대중에게 보여주기식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인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이란을 공격한다고 위협했다 취소하는 행위가 협상 타결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는 합의 이행 의지는 물론 위협의 신뢰성마저도 떨어지게 만든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를 두고 오만과 진행한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국영방송에 “이란과 오만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항로에 대한 합의에 곧 도달할 것”이라며 “이는 북측 항로도 남측 항로도 아니지만, 양국 주권을 존중하고 우리 국익과 안보를 수호하는 항로”라고 말했다. 이란은 자신들이 지정한 북측 항로가 아닌 오만 쪽 남측 항로로 이동하는 상선을 공격해왔다.
이란·오만 합의에 해협 통행료 부과가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바가이 대변인은 “어떤 경우에도 해협이 과거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오만과의 양자 회담일 뿐”이라며 해협 봉쇄의 원인은 “미국의 종전 양해각서(MOU) 위반, 즉 대이란 해상 봉쇄인 만큼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했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앨런 에어 연구원은 “이란은 미국과 대화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말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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