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오디세이 주역들 "촬영지마다 다른 영화 찍는 기분"

신진아 2026. 8. 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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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3부작과 '인셉션' '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로 이어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오디세이'에서 다시 한 번 빛난다. 장편영화 최초로 전편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이 영화는 지난 17일 전세계에서 순차 개봉해 69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놀란 감독이 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배우 맷 데이먼과 샤를리즈 테론,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엠마 토마스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쓴 것으로 전해지는 서사시에 감독만의 해석을 더한 대서사 모험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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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 5일 국내 개봉
크리스토퍼 놀란·맷 데이먼 '믿보'
전세계 69개국 박스오피스 1위
개봉 첫주 제작비 이상 회수 '저력'
"오디세우스 여정에 韓관객 초대"
배우 샤를리즈 테론(왼쪽부터)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엠마 토마스 프로듀서, 맷 데이먼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디세이'는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가 왕의 부재를 틈타 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 분)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 분)에게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뉴스1
'다크 나이트' 3부작과 '인셉션' '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로 이어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오디세이'에서 다시 한 번 빛난다. 장편영화 최초로 전편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이 영화는 지난 17일 전세계에서 순차 개봉해 69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첫주 약 2억64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제작비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놀란 감독이 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배우 맷 데이먼과 샤를리즈 테론,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엠마 토마스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는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터스텔라'를 특히 사랑해준 한국 관객을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었다. '테넷' 개봉 당시 코로나19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마침내 직접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영화는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인 경험을 주는 독특한 매체다. 관객을 오디세이의 여정에 초대하는 마음으로 찍었으니, 극장에서 이 영화를 체험해달라"고 바랐다.

■맷 데이먼 "상상 이상의 위대한 경험"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쓴 것으로 전해지는 서사시에 감독만의 해석을 더한 대서사 모험극이다. 트로이 목마를 고안해 10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는 귀향길에서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와 바다 괴물, 마녀 등 신화 속 존재들과 맞닥뜨린다.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앤 해서웨이와 톰 홀랜드가 각각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를 연기했다. 또 샤를리즈 테론은 님프 칼립소로 출연했다.

데이먼은 출연 제안을 받았을 당시부터 "배우 인생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의 모든 배우와 제작진이 이 영화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힘들었지만 기대 이상의 위대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테론은 장대한 규모와 대조되는 친밀한 현장 분위기를 인상적으로 떠올렸다. 그는 "맷과 해변을 거니는 장면을 촬영할 때 해가 지고 파도가 밀려오는 순간 헬리콥터가 나타나 우리를 찍었다. 모든 과정이 치밀했다"고 감탄했다.

토마스 프로듀서는 '오펜하이머'를 마친 뒤 차기작이 '오디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놀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놀란 감독은 매번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전작에서 얻은 경험을 다음 작품에 녹여낸다"며 "이번에도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단순히 각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례 없는 규모로 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640㎞ 필름에 새긴 신화

제작진은 6개월간 모로코와 그리스, 이탈리아 등 6개국을 오가며 촬영했다. 높이 10.7m의 트로이 목마를 실제로 제작했고, 거친 바다를 견디며 항해할 수 있는 배도 건조했다. 약 640㎞에 이르는 아이맥스 필름이 사용됐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약 325㎞)를 왕복한 것과 비슷한 길이다.

데이먼은 앞서 피플지와 인터뷰에서 "모로코 해변에 수천 명의 사람이 서 있고 모래에 반쯤 잠긴 트로이 목마 위로 밀물이 들어왔다. 크리스는 각본에 '수천 명'이라고 쓰면 실제 수천 명을 등장시키는 감독이다. 그 규모에 압도됐다"고 회상했다. 또 "영화 촬영이라기보다 탐험에 가까웠다"고 부연했다. 촬영지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혹독해 마치 수 편의 영화를 찍는 듯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는 매일 고성까지 걸어 올라갔고, 백야가 이어지는 아이슬란드에서는 비에 흠뻑 젖은 채 저승 장면을 촬영했다.

마지막 촬영지인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 수조도 예외가 아니었다. 제작진은 보잉 737기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제트엔진 두 대로 물을 뿜었다. 데이먼은 "크리스가 계속 내 얼굴에 물을 붓기에 '이 영화를 물고문으로 끝내는군요'라고 말했다"고 돌이켰다.

애초 계획한 예산과 촬영 일수를 엄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놀란 감독은 예정보다 9일 일찍 촬영을 마쳤다. 그는 타임지에 "91일째에 모두 완전히 지쳐 더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촬영이 끝난 순간 모두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토마스 프로듀서는 이날 마지막 촬영 날을 가장 특별한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여러 나라를 오간 고된 촬영으로 모두가 지쳐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랐지만, 막상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샴페인을 터뜨리자 누구도 현장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며 "모두 몇 시간 동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볼거리 너머 전쟁과 인간을 묻다

놀란 감독은 약 3000년간 전해진 신화를 단순한 영웅담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오디세우스가 맞닥뜨리는 폭풍과 괴물, 죽음의 위기는 신들이 내린 형벌이자 승리를 위해 원칙과 약속을 저버린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로 다가온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역시 이 작품을 전쟁 영웅담보다는 전쟁 이후의 환멸과 상처를 다룬 이야기로 해석했다.

러닝타임은 2시간52분에 달하지만 오디세우스의 파란만장한 여정과 팽팽한 긴장감이 관객을 붙든다. 압도적인 볼거리로 탄성을 자아내는 동시에, 승리와 귀환의 의미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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