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이온몰 사망자, “현금, 금고에 넣으라” 회사 지시로 돌아갔다가 참변
지난 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으로 폭발한 대형 쇼핑몰 이온몰에서 사망한 7명은 대부분 직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곳을 찾은 고객 3000여명과 근무중이던 직원 1500여명은 지진 발생 직후 모두 대피했으나, 일부가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뉴얼대로라면 다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 이들이 왜 다시 들어갔는지 의문이 지속돼왔다. 이에 대한 원인이 조금씩 규명되고 있다.
이번 이온몰 폭발 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5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온몰측은 “지진 직후 30분간 대피를 완료해 육안으로 봤을 때는 모두 대피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지만, 13명이 건물 안에 있었다는 의미다.
닛케이·요미우리·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잡화점 하비타 소속 여성 직원 2명은 회사측 지시를 받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한명이 오타케 구루미(22)씨다. 그는 대피하다가 쇼핑을 하러 왔던 이모와 사촌을 우연히 만났는데, 잠시 뒤 “회사에서 계산대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고 해서 다시 들어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간 지 5분만에 폭발이 일어났다.
2일 하비타의 간부는 유족에게 사고 경위를 정리한 문서를 전달한 뒤 사과했다. 오타케씨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딸은 이제 돌아오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빈소를 찾은 하비타 영업부장은 취재진에게 “지금 돌이켜보면 매출금은 사람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비타는 1976년 창업한 회사로 규슈 지역에서 10여개 잡화점을 운영중이다.

이온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귀중품이 있는 직원들은 안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온몰 1층에서 일하던 한 남성은 마이니치신문에 “매장의 전기 플러그를 모두 뽑고 야외 주차장으로 대피했는데, 한시간 후 무전으로 누군가와 연락하던 사람이 ‘직원만, 귀중품이 있는 분은 가지러 들어가세요. 다른 분들은 귀가하십시오’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여러 직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고 한다.
한 의류매장에선 직원 3명이 근무하다가 대피했다. 한 직원에 따르면, 당시 북측 대피장소에서는 다른 매장 직원들도 모여 있었는데 “차 열쇠가 없어서 돌아갈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렸다고 한다. 그때 평소 알고 지내던 이온 관계자 2명이 와서 “귀중품이나 자동차 열쇠가 있는 분은 매장에 다녀와 바로 다시 대피하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점장이 뛰어가 계산대 현금과 카드 매출 전표 등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다행이 폭발은 이후 일어나 목숨을 건졌다.
이 같은 정황은 “다시 들어가도 된다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한 이온몰측 설명과는 다른 것이다. 다만 고객은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는 원칙은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30대 여성은 함께 있던 친척 아이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 해서 이온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부탁했는데 거절 당했다고 전했다. 아이가 참기 힘들어해서 재차 부탁했는데도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고객은 절대로 다시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고객은 들어가지 못하게 한 이온측 판단은 옳았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80대 남성 고객도 1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붕괴된 천장에 깔린 채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2일 사망이 확인됐다. 이 남성이 왜 매장 안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율주행 옵션 환불 소송 나선 테슬라 차주들...법원 판단은
- 수능 스마트안경 부정행위 형사 고발... 응시 정지 ‘1→3년' 추진
- 송파 투표 용지 247만장, 올림픽공원에서 반출 완료
- 野 “조희대 국정조사, 삼권분립 흔드는 행위”
- 조희대 탄핵 반대 45%… 李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
- 현대백화점그룹, 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 LG화학 지분 처분에 LG엔솔 주가 10% 급락...모처럼 회복세에 찬물
- 경찰 고위 간부들, 전문의 7명 사의 표명한 아주대병원 방문
- ‘삼성 합병 피해’ 삼성물산 소액주주, 1심 손배소 패소
- 퓨리오사AI, 8200억원 투자 유치…기업가치 3.8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