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못 하는 검사가 구속 연장 신청?”…형소법 개정안 ‘모순 조항’ 여전

김지은 기자 2026. 8. 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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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수사권 폐지를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처리됐다. 기존 법률 문구 가운데 검찰 수사권 등을 전제로 작성된 조항을 수정·정비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소법 개정안과 연동해 정비해야 할 유관 법률이 최대 190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별개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고소·고발 사건에서 피해자가 이의신청할 경우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시간과 비용을 감당해야 해 사회적 약자에게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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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의 수사권 폐지를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처리됐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검사는 어떤 형태로든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형소법이 1954년 제정 이후 72년 만에 근본적으로 개편된 것이다. 오는 10월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출범하는 공소청이 공소 제기·유지를 맡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부패·경제 등 6대 주요 범죄를 전담한다. 개정안 시행을 위한 유관 법률 및 하위 법령 정비와 수사기관 간 역할 재정립 등 후속 조처 완료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형소법 개정 법안은 재석 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개정안은 이르면 이번주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는 4일 국무회의 상정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성범죄, 아동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 전건송치’ 도입 법안과 형소법 개정에 따른 유관 법률 및 하위 법령 손질 등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법률 문구 가운데 검찰 수사권 등을 전제로 작성된 조항을 수정·정비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7대 범죄 전건송치 법안 처리 계획과 관련해 “10월 국정감사 전에 입법적으로 보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소법 개정안과 연동해 정비해야 할 유관 법률이 최대 190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실 쪽은 후속 입법 보완에 대해 “지금 확인된 건 최소 136건에서 최대 190건으로 개정할 게 굉장히 많다”며 “단어만 단순히 바꿔야 하는 것도 있고 내용을 바꿔야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이 필요한 데) 빠지는 게 나올 수 있어서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단순히 명칭만 변경해도 되는지 등을 관련 부처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해 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개정안에 맞춰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수사기관 사이 업무 범위와 역할을 다시 조율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선례를 고려할 때 최종 정비까지 6개월 이상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개정안의 일부 조항을 두고는 기존 법체계와 충돌하거나 기준이 모호하고,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벌써 나온다.

개정안을 보면, 검사는 공소제기 여부 결정을 위해 고소인 등의 진술 및 의견 청취 등 제한적인 ‘사실 확인’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가 수집되더라도 재판에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경우 고소인은 경찰에 출석해 다시 진술해야 해 사건 처리 지연이 불가피하다. 성범죄 사건 등에선 인권침해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사실무에선 사문화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검사가 제출받은 자료를 기초로 보완수사 요구도 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걸 증거로 못 쓰게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검사의 영장청구를 유지하되 ‘경찰의 신청에 의해서만’을 조건으로 제한했지만, 구속기간의 연장은 수사를 못하는 검사가 여전히 법원에 ‘신청’할 수 있어 법체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경찰 신청’을 요건으로 규정한 조항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헌법이 명시하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검사의 직접 청구’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지 사건의 경우 이의신청권자가 아예 없다는 점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나 사건 암장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고소인과 일부 고발인은 경찰 사건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부여되는데 인지 사건은 경찰이 자체 판단으로 사건을 종결해도 외부에서 이를 확인하거나 재검토를 요청할 방법이 전무하다. 이와 별개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고소·고발 사건에서 피해자가 이의신청할 경우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시간과 비용을 감당해야 해 사회적 약자에게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지은 박지영 심우삼 최하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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