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비율제도 도입 앞둔 보험사, 자본관리 시험대

이지영 기자 2026. 8. 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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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본관리 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과거 후순위채와 같은 보완자본을 활용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익잉여금 확대와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 축적, 자산·부채관리(ALM) 고도화를 통해 기본자본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기본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계기로 보험사들의 자본관리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자본 중심의 규제 체계가 자리잡으면 자본의 질이 높은 보험사와 그렇지 않은 보험사 간의 격차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통한 자본 축적과 효율적인 ALM 관리가 보험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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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자본 50% 규제 예고.·후순위채 활용 한계…신종자본증권 문턱 높아
자본규제 강화에 이익잉여금·ALM 승부…대형 보험사 차환 대신 상환
교보생명, 삼성생명 , 동양생명, 신한라이프 사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 각사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본관리 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과거 후순위채와 같은 보완자본을 활용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익잉여금 확대와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 축적, 자산·부채관리(ALM) 고도화를 통해 기본자본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1분기부터 기본자본비율 규제를 본격 시행한다. 기본자본비율이 50% 이상이면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고, 0~50%는 경영개선권고에 나서며 0% 미만은 경영개선요구 대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조기 상환하는 경우에도 상환 이후 기본자본비율을 8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기본자본 K-ICS는 보험사의 가용자본 가운데 자본금·이익잉여금 등 실질적인 손실흡수력을 갖춘 기본자본(Tier1)만 반영하고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Tier2)은 제외하는 지표다.

이번 제도는 2023년 IFRS17과 K-ICS 도입 이후 제기된 '자본의 질'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K-ICS는 가용자본 규모 중심으로 건전성을 평가하다보니 보험사들이 기본자본보다 보완자본 확충에 의존해왔다. 실제로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액은 2023년 3조1540억원에서 2024년 8조6650억원으로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약 8조9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 기본자본 미달 보험사 여전…자본성증권 시장도 위축

다만 일부 보험사는 제도 시행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도 금융당국 권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본자본 킥스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 기본자본비율이 권고치인 50%를 밑도는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예별손해보험·iM라이프·하나생명·하나손해보험·흥국화재·KDB생명 등 7곳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킥스는 올해 3월 말 기준 -21.4%로, 2027년 도입 예정인 규제 기준(50%)을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향후 인수 이후 자본 확충 부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별손해보험은 기본자본 킥스는 -15.3%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현재 부실 보험계약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로 현재 일반 보험사와 동일한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OK금융그룹이 선정되면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기본자본비율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iM라이프의 기본자본 킥스는 14.8%로 나타났으며  하나생명은 20.9%, 하나손해보험은 28.6%를 기록했다. 흥국화재와 KDB생명은 각각 40.1%와 41.9%로 권고 기준에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한편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규모는 9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2250억원) 대비 81.8%가 감소했다.

흥국화재는 올해 3월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과정에서 수요예측을 통해 85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는 데 그쳤으며 금리는 희망 범위 상단인 연 5.5%로 결정됐다. DB손해보험 역시 최대 6000억원 규모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최종 발행 규모를 4100억원으로 확정했다. 금리는 연 5.3%로 정해졌다.

지난해에도 자본성증권 조달에 난항을 겪는 사례가 잇따랐다. ABL생명은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했으며 롯데손해보험은 투자 수요 부족으로 발행 일정을 연기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달 추진할 예정이던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일정을 연기했다.

반면 자본여력이 충분한 보험사들은 차환 발행 대신 기존 자본성증권 상환을 선택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35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현금 상환했다. 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각각 3790억원과 21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조기 상환했다. 보험사들의 자본관리 방향이 보완자본 확대에서 자본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 후순위채 활용 한계…이익잉여금·ALM 중심 자본관리 전환

보험업계에서는 건전성 관리 체계로 전환하면 후순위채와 같은 보완자본 확충에 의존하는 자본관리 전략이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올해 하반기 유상증자와 이익잉여금 확대·배당 축소·위험자산 조정 등의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유상증자는 주주 부담이 크고 후순위채 역시 높아진 조달비용과 제도 변화로 활용도가 떨어진 만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한 내부 자본 축적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특히 킥스 개선이 금리 상승에 따른 회계상 효과에 기댄 측면이 있어 근본적인 자본 확충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FRS17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확대되면서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어려워진 점 역시 기본자본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순위채를 대체할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 역시 발행 여건이 쉽지 않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이자 지급과 필요 시 이자 지급 취소 가능 구조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자본성증권 조달 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외부 자본 조달을 통한 건전성 관리의 실효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기본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계기로 보험사들의 자본관리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실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기본자본을 안정적으로 축적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들도 기본자본비율 규제에 대응해 수익성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과 ALM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장기 수익성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과 ALM 강화를 통해 기본자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변동성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이익 창출 구조를 구축해 보완자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기본자본비율은 95.93%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기준, 기본자본 킥스는 184.53%로 지난해 말(170.72%)에 비해 13.81%포인트(p) 올랐다. 같은기간 삼성생명도 169.66%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155.91%)에 비해 13.75%p 개선됐다.

삼성화재는 CSM 확대와 함께 보험손익과 순이익도 개선세를 이어갔다. 상품 개발 단계부터 계약 인수(언더라이팅), 손해율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화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저축성보험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건강보험 등 고수익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전속·비전속 채널 경쟁력을 강화해 CSM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주가 변동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자본 변동성 리스크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분기 킥스 46.7%에서 같은 해 2분기 53.7%, 지난해 말에는 65.9%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74.88%까지 개선됐다.

현대해상은 장기 국공채와 우량 장기채 투자를 확대하고 갱신형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ALM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분기 3.2년까지 확대됐던 듀레이션갭은 지난해 말 0.7년까지 축소됐으며올해 1분기 킥스도 207.2%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자본 중심의 규제 체계가 자리잡으면 자본의 질이 높은 보험사와 그렇지 않은 보험사 간의 격차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통한 자본 축적과 효율적인 ALM 관리가 보험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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