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아르헨 방문.. 리튬 잡고 시장 넓히나
한-메르코수르 협상 재개로 경제협력 확대 기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리튬 확보 경쟁력 강화
동포와 소통하며 미래 협력 기반 다진 정상외교

오랜 공백 끝에 성사된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를 재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공급망 재편과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경제·외교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평가받는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아르헨티나와의 협력 확대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 도착하며 남미 순방의 마지막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31일에는 독립 영웅을 기리는 산마르틴 광장에서 헌화한 뒤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하며 국빈 일정을 소화했다. 22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공식 방문이라는 점에서 현지 정부와 경제계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었다. 양 정상은 중단됐던 한-메르코수르(MERCOSUR) 무역협정 협상 재개를 비롯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남미 최대 경제공동체다. 협상이 진전을 이루면 한국 기업의 남미 시장 진출 여건이 개선되고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 전자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역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핵심광물 협력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힌다. 아르헨티나는 리튬을 비롯한 전략 광물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강국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 반도체 산업 성장으로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국은 첨단 제조기술을 보유했고 아르헨티나는 풍부한 자원을 갖춘 만큼 상호 보완적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 분야뿐 아니라 문화와 과학기술 협력 확대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은 연구개발과 첨단기술 교류, 문화 콘텐츠 협력을 넓혀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 발굴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와 현지 산업 발전을 연결하는 협력 모델도 논의되며 경제협력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공식 일정과 함께 현지 동포 만찬 간담회를 열어 아르헨티나 한인 사회와 직접 만났다. 오랜 기간 남미에서 경제활동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온 동포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의지를 밝혔다. 참석한 동포들은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수록 현지 교민 사회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협상 재개만으로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핵심광물 협력 역시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과 각국의 자원 확보 경쟁, 정치·경제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장기적인 투자와 제도적 기반 마련,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22년 만에 성사된 이번 아르헨티나 방문은 한국 외교의 지평을 남미로 더욱 넓히는 상징적 발걸음이다. 자원과 기술, 시장을 연결하는 전략적 협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양국은 미래 산업 시대를 함께 준비하는 핵심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