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지 마라" 발언 뒤 주머니에 손까지, 문진희 심판위원장의 오만한 태도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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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청문회는 국민을 대신해 공공기관과 공적 단체의 책임을 묻는 자리다. 국민이 보고 있는 청문회장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책임감도, 겸손함도 아니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앞에서, 더욱이 축구협회의 심판 운영 전반에 대한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증인으로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태도였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향해 "끼지 마라"는 무례한 표현을 던진 것도 모자라, 주머니에 손까지 넣은 채 맞서는 모습은 국민을 상대로 한 청문회 증인의 자세라고 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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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볼코리아닷컴=김경수 기자】국회 청문회는 국민을 대신해 공공기관과 공적 단체의 책임을 묻는 자리다. 증인석은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감정을 표출하는 공간이 아니다. 국민 앞에서 의혹을 성실히 설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인정하는 자리다. 그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공적 책임을 맡을 자격부터 다시 묻게 된다.

7월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보여준 모습은 많은 축구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국민이 보고 있는 청문회장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책임감도, 겸손함도 아니었다. 비판을 불쾌하게 여기는 오만한 태도였다.
김재원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는 동안 문 위원장은 몸을 비스듬히 기울인 채 삐딱한 자세로 답변을 이어갔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앞에서, 더욱이 축구협회의 심판 운영 전반에 대한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증인으로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태도였다.
의원들이 "자세를 바로 하라", "공손하게 답변하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그는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위원님은 말씀하시고 나는 하지 말라는 거냐", "목소리를 좀 낮추시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청문회의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 장면이 이어졌다.
옆에서 그의 태도를 지적하던 민주당 조계원 의원을 향해 문 위원장은 "아침부터 거기는 끼지 마시고 좀"이라고 쏘아붙였다.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그는 한쪽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향해 "끼지 마라"는 무례한 표현을 던진 것도 모자라, 주머니에 손까지 넣은 채 맞서는 모습은 국민을 상대로 한 청문회 증인의 자세라고 보기 어려웠다.
결국 이재정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질의를 중단시키며 "여기는 증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러 오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직접 경고하고 나서야 상황은 가까스로 정리됐다. 청문회장에서 위원장이 직접 증인의 태도를 제지하는 일 자체가 얼마나 이례적인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더 큰 문제는 답변 내용이었다.
한국 축구는 16년째 월드컵 주심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심판 행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라면 원인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문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경기에 지면 심판부터 욕하기 때문에 심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민이 듣고 싶었던 것은 변명이 아니라 책임이었다. 심판 육성 시스템은 왜 무너졌고, 국제 경쟁력은 왜 추락했는지에 대한 냉정한 자기반성은 끝내 들을 수 없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의 선거운동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심판 선거인단 명부를 활용한 선거운동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제시됐지만 그는 "그때는 집에서 놀고 있었다"는 취지의 답변만 반복했다. 객관적인 설명으로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국민적 의구심만 더욱 키웠다.
이번 청문회는 문진희 위원장 개인의 태도 논란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대한축구협회가 국민과 축구팬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축구팬들이 이번 월드컵 참사 당시 홍명보 감독이 기자회견장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떠났던 모습을 다시 떠올리는 것도 그래서다. 비판 앞에서 고개를 숙이기보다 불쾌한 표정을 짓고,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맞서려는 모습이 협회 지도부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대한축구협회는 '혁신'을 말한다. 그러나 혁신은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 앞에서 겸손하게 책임을 인정하고, 비판을 경청하며, 신뢰를 회복하려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 "끼지 마라"고 말하며 맞서고, 질책을 받는 순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대립하는 모습에서 국민이 본 것은 혁신이 아니라 특권의식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런 오만한 조직문화를 바꾸지 못한다면, 그 어떤 개혁안과 혁신 구호도 국민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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