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기원종 바꾸려면 ‘유전·성분·독성’ 근거까지…식약처 새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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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약(생약)의 기원과 성상 규격을 개정할 때 적용할 작성 원칙과 검토 절차를 구체화했다. 기원 동·식물이나 광물을 추가·삭제하려면 분류·형태·유전·이화학적 특성뿐 아니라 안전성과 유효성까지 종합적으로 살피도록 하고, 그동안 판단이 쉽지 않았던 '기타 동속근연'의 인정 기준도 별도로 제시했다.
30일 식약처가 공개한 '한약(생약) 규격 개정에 대한 작성·검토 지침'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생약연구과는 지난 15일 해당 공무원 지침서를 제정했다.
지침은 크게 한약(생약)의 기원·성상과 관련한 일반적 검토사항, 기원 동·식물 및 광물의 추가·삭제를 위한 검토사항, 기타 동속근연 관련 검토사항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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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광물 추가·삭제는 중약심 거쳐…‘기타 동속근연’ 판단기준도 마련

30일 식약처가 공개한 '한약(생약) 규격 개정에 대한 작성·검토 지침'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생약연구과는 지난 15일 해당 공무원 지침서를 제정했다. 지침서 등록번호는 '지침서-1089-01'이다.
이번 지침은 '대한민국약전 개정안 작성 지침'에서 규정하지 않은 한약(생약) 관련 세부 항목의 작성 원칙을 보완해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등 공정서 개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한약(생약) 안전관리 연구와 인허가·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의 공통 기준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지침은 크게 한약(생약)의 기원·성상과 관련한 일반적 검토사항, 기원 동·식물 및 광물의 추가·삭제를 위한 검토사항, 기타 동속근연 관련 검토사항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이를 활용하는 실무자에게는 본초학과 생약학, 식물분류학, 분자유전학, 분석화학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요구되며 관련 교육이나 실무 경력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기원과 성상을 검토할 때는 개정 착수 시점을 기준으로 국내외 공정서의 최신판을 참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내에서는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식품 등의 기준 및 규격을 살피고, 국외 자료로는 중국약전과 일본약국방, 유럽약전, 미국생약약전, 대만중약전, 홍콩중약재표준, 인도·베트남·태국약전 등을 활용하도록 했다.
국제조류균류식물명명규약과 국제재배식물명명규약, 국제동물명명규약, 국제광물협회 기준도 주요 준거로 제시됐다. 국가생물종목록과 국가표준식물목록을 비롯해 국제식물명색인, 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 영국 왕립식물원의 Plants of the World Online 등 국내외 자료원을 폭넓게 검토하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한약(생약)의 한글 약명은 기존 한약서 10종에 수록된 이름을 우선 사용한다. 외래 한약의 경우에는 표준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영문명에 대응하는 한글명을 사용하되 한자명은 병기하지 않으며, 명칭으로 인해 사용상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정해야 한다.
영문 약명은 원칙적으로 관용명과 약용 부위를 조합해 정하고,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표기한다. 적절한 관용명이 없으면 기원 생물이나 광물의 학명과 약용 부위를 조합할 수 있다. 라틴명은 국제 명칭으로 활용하며 원칙적으로 기원종의 속명과 약용 부위를 결합해 작성하도록 했다.
식물·조류·균류에서 유래한 한약은 식물명, 학명, 과명, 약용 부위, 가공방법 순으로 기재한다. 식물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의 추천명을 따르고, 학명은 국제조류균류식물명명규약에 부합하는 정명을 사용한다. 학명 명명자는 국제식물명색인의 표준 축약형으로 표기하고, 기존 공정서에 수록된 학명이 변경된 경우에는 이명을 함께 적을 수 있다.
동물에서 유래한 한약은 국가생물종목록의 국명을 우선 적용하고, 학명은 국제동물명명규약에 따른 정명을 기재하도록 했다. 광물 유래 한약은 한국광물학회가 추천하는 국명과 국제광물협회가 제공하는 표준명을 기준으로 삼는다.
성상은 크기와 색상, 절단면 등 내·외부 형태적 특성을 중심으로 작성한다. 외부 성상은 약용 부위와 전체 형상, 크기, 색깔, 바깥 면, 질감, 횡단면과 종단면 순으로 기술하고, 내부 성상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내용을 겉에서 속으로 설명하도록 했다. 냄새와 맛, 용해성 등은 감별에 필요한 내용 위주로 기재한다.
기원 동·식물이나 광물을 공정서에서 추가하거나 삭제할 때는 연구사업 결과나 다른 부처의 요청, 민원 등에 따라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한 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판단 기준은 문헌 및 실험 근거, 규격 부합성, 안전성, 유효성, 기타 항목으로 나뉜다.
문헌 및 실험 근거에서는 국제 명명규약에 부합하는 학명인지 확인하고 형태학적 분석을 통해 대상 기원종의 일치 여부를 판단한다. 필요한 경우 검색표와 사진, 세밀화, 선화 등 시각 자료도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유전학적 특성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분자마커나 DNA 바코딩 구간을 분석하고, 필요하면 게놈 분석으로 확보한 염기서열까지 검토하도록 했다. 신규 발굴 종은 계대배양이나 사육 과정의 유전적 안정성도 살펴야 한다. 이화학적 특성은 지표성분의 확인·정량과 성분 프로파일링을 중심으로 평가하며 HPLC·UPLC·TLC·NMR·GC-MS 등의 분석법을 활용할 수 있다.
규격 부합성은 기원과 성상, 확인시험, 순도시험, 건조감량, 회분, 산불용성회분, 정량법 등 의약품각조의 항목을 실험하거나 제출자료를 검토해 판단한다. 안전성은 12주 이상 반복투여 독성시험과 염색체 이상시험 등의 자료를 활용하되, 이미 국내외 공정서에 수재된 종은 일부 자료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유효성은 해당 한약의 알려진 효능·효과와 관련한 실험·문헌 자료를 검토한다.
'기타 동속근연'에 대한 판단 기준도 구체화됐다. 기타 동속근연은 대한민국약전 통칙에 따라 유사한 성분과 약효를 지닌 원식물 또는 원동물을 의미한다. 국내외 공정서 규격과 분류·형태·유전·이화학적 기준, 안전성·유효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국내 공정서에 이미 별도 품목으로 수재된 경우에는 인정 대상에서 제외한다.
동일 품목 아래 속은 같지만 종소명이 다르거나 아종·변종·품종·재배품종 등 종내 분류군으로 기재된 경우에는 동속근연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 다만 분류학적 판단을 우선하고, 연구 결과에 이견이 있으면 형태학적·유전학적·이화학적 기준을 함께 적용하도록 했다.
유전학적으로는 기존 기원종과 동속근연 후보종의 차이가 같은 과에 속한 다른 속의 종과의 차이보다 작아야 한다. NIH BLAST나 Clustal, MUSCLE, MAFFT 등 다중서열정렬 도구를 이용한 염기서열 유사도 분석이나 계통수로 이를 입증하도록 했다. 이화학적 측면에서도 HPLC나 GC-MS 크로마토그램을 비교해 후보종이 같은 과의 다른 속 품목보다 기존 기원종과 성분상 더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안전성과 유효성은 전통적 사용 경험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는다. 기존 한약서 10종과 국내외 관련 문헌에 기록된 학명과 약용 부위, 성상 등을 검토해 기존 기원종과 유사한 안전성·유효성을 지니는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이번 지침은 새로운 대외 규제를 신설한 것이 아니라, 한약(생약) 공정서 개정 업무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실무 기준이다. 지침서 자체는 법적 효력을 갖지 않으며 2026년 3월 현재 유효한 법규를 토대로 작성돼 이후 법령 개정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다.
다만 기원종 추가·삭제와 동속근연 인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문헌·실험 자료와 판단 순서가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실제 공정서 개정 업무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분류학적 명칭뿐 아니라 유전적 거리와 성분 유사성, 독성자료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담당자나 품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던 판단 편차를 줄이고 한약 규격 개정의 과학적 근거와 일관성을 높이는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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