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과 ‘어린 신부’였던 문근영, 22년 뒤 정평의 진짜 신부 됐다
영화에서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김래원의 ‘어린 신부’가 됐던 문근영이 22년 뒤 함께 인생을 걸어가고 싶은 정평을 만나 현실의 진짜 신부가 됐다.
문근영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여러분께 전할 소식이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다. 제가 결혼을 하게 됐다”며 직접 결혼 소식을 알렸다.
남편은 7세 연상의 배우 정평이다. 두 사람은 오랜 교제 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으며, 양가 가족들만 함께한 소박한 식사 자리로 결혼식을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렇게 혼자가 아닌 둘이서 앞으로의 삶을 채워 나가보고자 한다”며 “부디 우려와 걱정보다는 축하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응원해주시는 만큼, 그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새로운 출발을 앞둔 마음을 밝혔다.
문근영의 결혼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22년 전 그의 대표작 ‘어린 신부’와 맞닿아 있다.
2004년 개봉한 영화에서 문근영은 할아버지의 소원 때문에 24세 대학생 상민과 원치 않은 결혼을 하게 된 16세 여고생 보은을 연기했다. 김래원이 맡은 상민은 갑작스럽게 유부남이 된 뒤에도 어린 보은을 돌보고 학교생활을 뒷바라지하려 애썼다.
그러나 보은은 결혼 직후 신혼여행을 떠나는 공항에서 달아났고, 마음에 두고 있던 야구부 주장 정우와 데이트를 이어갔다. 상민이 보은의 학교에 교생으로 부임하면서 두 사람은 결혼 사실을 감춘 채 아슬아슬한 부부 생활을 이어갔다.
김래원과 문근영의 코믹한 호흡을 앞세운 ‘어린 신부’는 흥행에 성공했고, 문근영에게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안긴 대표작이 됐다. 극중 원치 않은 결혼에 떠밀렸던 보은의 앳된 모습은 이후에도 문근영을 떠올리게 하는 대중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22년이 흐른 지금은 출발부터 다르다. 영화 속 보은은 어른들의 뜻에 따라 결혼했지만, 현실의 문근영은 혼자 걸어온 길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을 직접 선택했다.
정평은 2007년 데뷔해 뮤지컬 ‘라디오스타’, ‘아이다’, ‘빨래’, ‘아가사’, ‘백만송이의 사랑’과 연극 ‘에덴 미용실’ 등 공연 무대에서 활동해 온 배우다.
두 사람은 배우로만 만난 것이 아니었다. 정평은 문근영이 감독으로 참여한 창작 집단 ‘바치’의 핵심 멤버로 함께했으며, 문근영이 주연을 맡은 tvN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에도 출연했다.
작품과 창작 활동을 함께하며 동료로 시간을 쌓은 두 사람은 오랜 교제 끝에 부부가 됐다. 문근영이 편지에 적은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이라는 표현도 오랜 시간 나란히 활동해 온 두 사람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깜짝 발표에 동료 배우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천우희는 “행복해라. 너무너무 축하해”라며 기쁨을 전했고, 전여빈은 “언니 축하드려요. 행복과 행운을 근영 언니에게”라는 댓글을 남겼다.
신지는 “축하해 우리 근영이”라고 반가움을 드러냈으며, 한정수도 “우와, 대박대박. 축하축하 근영아”라고 응원했다. 동료들의 잇따른 축하는 오랫동안 조용히 사랑을 키워온 문근영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확인해주는 장면이 됐다.
결혼 소식을 접한 팬들은 문근영의 오랜 성장 과정을 함께 돌아봤다. 아역 배우로 출발해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았던 그가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만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드러내면서도,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응원해온 만큼 더 뭉클하다”는 축하를 전했다. 갑작스러운 발표를 향한 반응에는 한 배우의 결혼을 넘어,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문근영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마음이 담겼다.
1999년 영화 ‘길 위에서’로 데뷔한 문근영은 드라마 ‘가을동화’를 거쳐 ‘어린 신부’의 흥행으로 국민 여동생에 등극했다. 이후 ‘바람의 화원’, ‘신데렐라 언니’, ‘메리는 외박중’, ‘청담동 앨리스’와 영화 ‘사도’, ‘유리정원’ 등에서 활약했다.
2017년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으로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그는 2024년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에 특별출연하며 강렬한 변신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났으며 연상호 감독의 신작 영화 ‘예토’ 공개도 앞두고 있다.
스크린에서는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김래원의 ‘어린 신부’가 됐던 문근영. 22년 뒤 그는 혼자 걷던 길을 함께 걷고 싶은 정평을 만나, 스스로 선택한 현실의 진짜 신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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