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 5400선도 붕괴… 사상 첫 연이틀 서킷브레이커

SK하이닉스가 29일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발표에도 전일 대비 16.89% 하락한 128만8000원으로 거래 중이다. 130만원 선이 깨진 것이다. 장 초반 전일 대비 2.39% 상승한 158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정책이 전무하고 가이던스(실적 전망) 제시가 없었던 것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 전환했다. 삼성전자도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 1시 17분 현재 전일 대비 10.91% 하락한 19만6000원에 거래되며 20만원 선이 깨졌다.

이에 따라 코스피도 10.59% 하락한 5385.66, 코스닥은 9.50% 하락한 638.8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바이오주들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낮 12시 반쯤 지수가 8% 이상 하락하며 매매를 20분간 중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시장의 하락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9번째, 역대 15번째, 코스닥은 올해 들어 4번째, 역대 14번째 서킷 브레이커다. 어제(28일) 이어 이틀 연속으로, 코스피의 경우 역대 최초 이틀 연속 서킷 브레이커 발동이다. 코스닥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 23~24일)와 미 신용 등급 하락(2011년 8월 8~9일) 이후 세 번째 이틀 연속 서킷 브레이커이기도 하다. 서킷 브레이커는 지수가 8% 이상 하락할 때 20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조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비슷한 폭락이 금융위기, 전쟁, 버블 붕괴 등 시스템 위기에서 나타났던 것과 달리 현재는 폭락을 뒷받침할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며 “메모리 피크아웃, 중국의 증설 경쟁, 연준 금리 인상 우려가 존재하지만 아직 잠재적 위험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현재 낙폭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56.8% 늘어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은 557.2% 증가한 60조542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올 1분기에 이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올 상반기에만 10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SK하이닉스의 컨퍼런스콜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해외 빅테크들의 컨퍼런스콜과 비교해 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은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투자자에게 실망감을 줬다”며 “컨퍼런스 콜이 국장 리스크”라는 반응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CEO 들이 직접 나오는 해외 컨퍼런스콜과 비교해 최태원 회장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과거처럼 신비주의도 아니고 치킨 먹는 모습도 공개하는 마당에 컨퍼런스콜에 나오지 않은 건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간밤 미국 월가를 뒤엎었던 ‘반도체 고점론 공포’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마이크론(-8.85%), 샌디스크(-14.25%) SK하이닉스 ADR(-8.98%) 등 반도체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그러자 투자전문매체 247월스트리트는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이 꺼졌다”며 “‘손쉬운 돈벌이’ 시대는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이미 AI 메모리 반도체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코카콜라(5%)의 상승 등에 힘입어 다우지수는 1.03% 상승 마감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이 AI에 대한 우려로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종목의 경우 한국 주식 시장을 미국이 따라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오늘 밤 미국 시장 반도체 주가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CNBC는 “코스피와 나스닥100지수의 60일 상관계수가 최근 0.50 수준까지 상승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도 뉴욕증시 개장 전에는 한국 증시를 통해 미국 기술주의 흐름을 가늠하고, 반대로 미국 증시 움직임으로 다음 날 한국 증시를 예측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 주가는 낮췄다. 삼성전자는 기존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 급락으로 배당 매력이 크게 부각되어 현 주가 수준에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NAND 가격 하향 가능성 및 중국의 노광기 국산화 이슈 등 업계 전반의 주가 하락을 반영해 목표 배수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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