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대통령 연임' 발언 파장… 민주당 내부서도 "조 의장의 실언"
국민의힘 "정권 연장 도모 정략적 사심"
靑 "전혀 교감 없었다... 순방 집중해야"
친명계선 "정청래로 결집할 수도" 우려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를 "이재명 대통령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해 온 국민의힘은 조 의장의 발언을 겨냥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맹공을 폈다. 조 의장 측은 "원론적인 얘기였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파장이 확산하자 여권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李 연임에 여지?... 조정식 "주권자 선택의 문제"
논란의 발언은 조 의장이 이날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개헌 추진 의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 의장은 "내년은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해인 만큼 개헌 적기"라며 내년 중반기 최종 합의를 목표로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야권에선 (개헌의) 최종적 목표가 현직 대통령 임기 연장 아니냐며 반대하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그 이야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 연임 문제는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의장 측은 이후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진화했지만, '국민 합의만 있으면 현직 대통령의 연임 논의도 가능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헌법 제70조는 대통령의 임기와 관련해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28조 2항에는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 효력이 없다'고도 규정돼 있다. 일부 이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개헌을 해서라도 일 잘하는 이 대통령이 연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그간 정부·여당이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은 이유다.
하지만 조 의장이 이 대통령 연임 개헌에 여지를 두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야권에선 "속내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 의장이 이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최측근 인사인 만큼, 이 대통령의 의중이 조 의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임기 연장 개헌은 불가능하다면서 '음모론'이라고 주장하더니, 이제 와서 국민의 선택이라고?"라며 "한번 시도해 보라. 남은 임기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앞서 4월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이 대통령에게 "개헌 논의 이전에 중임이나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의 선택'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정권 연장을 도모하려는 정략적 사심"이라고 가세했다.

여권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교감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는다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며 "해외 순방 성과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불필요한 논란으로) 시선이 분산돼 당혹스럽다"고 했다.
친명계, 전당대회에 불똥 튈까 촉각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조 의장의 실언"이라고 규정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대통령 국정 운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지지율만 까먹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했다.
친이재명계에선 이번 논란이 8·17 전당대회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에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의 연임 시도가 부적절하다고 보는 당원들이 정청래 당대표 후보 지지로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은 이 대통령 연임을 바라는 일부 뉴이재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대통령의 연임 시도가 민주 진영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중립 성향의 한 다선 의원은 "만약 이 대통령이 연임 시도에 나서는 순간 이 대통령에게 등 돌릴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연임은) 가능하지도 않고 상상해서도 안 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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