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양국 실무그룹 출범 희토류 공급망부터 우주발사까지 협력 전방위 확대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한-브라질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끌어올리고 핵심광물 공급망과 우주·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교착 상태였던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TA)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그룹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 관저인 아우보라다궁에서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올해를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지난 2월 채택한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에 이어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양국 협력의 미래 비전을 더욱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우선 경제협력 기반 확대에 뜻을 모았다.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간 산업·통상 협력의 고위급 협의체인 '경제·통상위원회'가 가동된 만큼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방산, 항공우주, 핵심광물, 디지털경제 등 미래 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실무그룹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가 참여하는 남미공동시장으로 한국은 2018년 협상을 시작했지만 2021년 이후 진전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는 데 깊이 공감했다"며 "우리 기업에는 남미 시장 진출 기회를, 브라질에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도 "양국의 민감한 사안을 발굴할 실무그룹을 설치해 협상 재개에 장애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무그룹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제랄도 알키민 브라질 부통령이 각각 대표를 맡는다.
공급망 협력도 대폭 확대한다. 브라질은 세계 2위 희토류 매장량과 풍부한 니켈 등 핵심광물을 보유한 국가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은 세계적인 핵심광물 보유국"이라며 "양국 기업과 기관 간 핵심광물 공급망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간 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현지 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외교부궁에서 열린 브라질 대통령 주최 문화공연 및 리셉션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호잔젤라 다 시우바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양국은 회담을 계기로 산업기술, 우주, 에너지, 영화, 사이버보안 등 모두 7건의 양해각서(MOU)와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산업기술 협력 MOU에는 공급망 기초소재, 바이오경제, 지속가능연료, 산업 탈탄소화, 저탄소 소재, AI·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등 첨단 전략산업 협력 방안이 담겼다.
우주 분야에서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를 활용하는 한국 기업들의 발사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우주 협력 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행정비용 절감과 발사 대기시간 단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주 협력 MOU는 민간 발사체 발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위성 데이터 공유와 우주 탐사 등 협력 범위를 넓혀 미래 우주 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오는 9월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예정된 한국 민간 우주기업의 발사 계획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고, 이 대통령도 "직접 보러 오기는 어렵더라도 영상으로라도 성공을 확인하겠다"고 화답했다.
방산 협력도 본격화한다. 양국은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및 교환 협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공군이 하반기 도입하는 브라질 C-390 수송기에 우리 기업의 부품이 탑재된 것은 양국 방산 협력의 상징적인 사례"라며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피력했다.
이 밖에도 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협력, 교육 협력각서(MOC), 영화 협력 MOU, 사이버보안 협력 MOU 등을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에너지와 문화·교육 분야까지 넓혔다.
양 정상은 국제사회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룰라 대통령은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양국은 국제평화와 안보, AI, 기후변화 대응 등 주요 글로벌 현안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