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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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텍스트 힙'의 시대라고들 한다. 얼마 전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의 티켓팅은 아이돌 콘서트 수준이었다고 할 정도다. 오픈런은 기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 이런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독립서점은 오히려 하나둘 사라지는 추세란다. 이제는 동네를 묵묵히 지키며 저마다의 색을 간직한 책방에 주목할 때다.

1 세발서점 | @3feet_bookstore
주소를 어떻게 적어야 하나 망설였다. 일단 지금은 속초시 영랑해안길 앞바다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궁금할 거다. 세발서점은 이름 그대로 세발로 움직인다. 삼륜차에 책을 싣고 돌아다니는 서점이기 때문이다. 야외 독서가 가능한 계절에만 운영하며 약 일주일에 2~3일 문을 연다. 아기자기해 보이는 삼륜차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책이 있다. 약 80종이 넘는다. 해안길을 걷던 사람들은 이 이동식 책방 앞에 멈춰 망설임 없이 책을 고른 뒤 모래사장에 누워 '해변 독서'를 즐긴다. 겨울이 되어 날씨가 매서워지면 문을 닫기에 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은 한정적이다. 바로 지금 달려가야 한다는 뜻이다.
주소 속초시 영랑해안길 279 앞바다

2 사적인서점 | @sajeokinbookshop
파주 출판단지 안. 마치 숲속 펜션으로 향하는 듯 돌길을 따라 차를 달리다 보면 사적인서점에 도착한다. 우뚝 선 회색 벽돌 건물 아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책 향기와 함께 주인의 취향이 담긴 큐레이션 도서가 반긴다. 작가 자매가 운영하는 이곳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정한 '인생책' 코너를 마련해두었다. 책과 함께 적어둔 짧은 코멘트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서점에서 운영하는 '책처방 프로그램'이다. 2016년부터 이어온 사적인서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서점 안쪽의 조용한 상담 공간에서 책방지기이자 책 처방사와 1:1 맞춤 상담을 진행한다. 대화를 마친 뒤에는 서너 권의 책을 추천받을 수 있으며, 한 권은 선물로 받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프로그램 예약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돌곶이길 180-38 지층

3 북극서점 | @bookgeuk
북극서점은 인천 부평 굴포천 거리를 지키고 있다. 굴포천 거리는 지금은 아담한 카페와 식당, 서점이 모여 문화거리를 이루고 있지만,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북적이는 곳은 아니었다고 한다. 북극서점에서 주목하고 싶은 공간은 '북극티룸'이라는 열람실이다. 보통 책을 구매해야 이용할 수 있는 서점과 달리, 이곳에서는 차와 음료를 즐기며 비치된 책을 읽거나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다. '북캉스'라는 이름으로 종일 대관도 가능하다. 책의 구성도 다채롭다. 해외 아트북부터 독립출판물까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중고 서적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주인의 오랜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빈티지숍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주소 인천 부평구 장제로221번길 27 2층

4 글벗서점 | @geulbeot1979
서울 마포구. 약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지켜온 공간이 있다. 바로 헌책방 '글벗서점'. 서점을 운영하는 노부부의 따뜻한 인상만큼이나 따뜻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다. 정부 간행물이나 오래된 자료집처럼 새 책방이나 대형 중고서점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진짜 '헌책'을 찾아 모은다. 오래된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와 가치를 아는 이들이 이곳을 꾸준히 찾는 이유다. 지하로 내려서면 깊은 세월이 밴 종이 냄새가 먼저 반긴다. 빼곡히 꽂힌 책들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헌책과 사람의 온기를 품은 이 책방만큼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210 종훈빌딩 지하 1층

5 학문서점 | @chaekbang_camping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는 신비로운 팥빙수 집이 있다. 바로 '책빙수'를 판매하는 학문서점이다. 더운 여름 시원한 팥빙수로 더위를 식히는 것은 기본. 자신의 이미지와 분위기, 첫인상을 책방지기가 읽고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주는 이곳만의 특별한 메뉴다. 주문한 팥빙수가 만들어지는 동안에는 애피타이저처럼 그림책 한 권을 먼저 읽을 수 있다. 이후 살얼음이 가득 담긴 팥빙수와 함께 책방지기가 직접 고른 그림책 다섯 권이 함께 나온다. 책을 추천한 이유를 들으며 한 권씩 펼쳐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더운 여름, 팥빙수로 열기를 식히고 책과 함께 조금은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바란다.
주소 부산 중구 보수동1가 116-31
CREDIT INFO
EDITOR 홍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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