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격미사일 재고 바닥보여… 트럼프, 이란 공습 일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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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약 2주일 만에 일시 중단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군으로부터 새로운 대이란 공격 계획을 보고받았지만, 이를 승인하지 않고 공격 중단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 확대 계획을 일단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이란 공습은 잠시 멈췄지만, 홍해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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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확대땐 중간선거 악영향도
트럼프 “이란 얘기 들을 용의 있다”
후티, 사우디 아람코 정유시설 때려
우크라는 카스피해 이란 선박 공격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올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이란의 미사일, 드론 공격으로부터 중동 주둔 미군과 동맹국을 보호하는 데 필수인 패트리엇 등 요격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질 수 있단 우려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발사 준비를 마쳤고 즉시 행동할 수 있는 태세”라고도 밝혔다. 이란이 종전 협상에 응하지 않은 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고수할 경우 언제든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 美 합참의장 “이란 대규모 공격 시 ‘미사일 재고’ 위험 수준”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군으로부터 새로운 대이란 공격 계획을 보고받았지만, 이를 승인하지 않고 공격 중단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의 대이란 공습은 24일 중단됐고, 25일에도 공격은 재개되지 않았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란도 미군의 공습이 중단됐고, 자국도 공격을 멈췄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오만 대표단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에 도착한 당일 내려졌다. 그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공습에 나서기 전 오만의 중재를 통한 종전 협상 진전 가능성을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에서 돌파구가 마련되면 급등한 국제유가를 낮추고 걸프 지역의 안보 불안도 완화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확전 위험과 군사 비용을 줄이면서도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외교 해법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건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그들(이란)과 대화하고 있다”며 “그들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날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에서도 “그들은 지금 우리와 대화하고 있고 합의를 원한다”며 “아직 준비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직 때가 아니라고 보지만, 나는 들을 용의가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 확대 계획을 일단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비공개 보고에서 대규모 공격을 수행하는 건 가능하지만, 이란의 보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패트리엇 등 방공무기 재고가 위험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4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과 동맹국이 이란과 전쟁 초기에 사용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약 1060∼1430발로 추산했다. 이는 전쟁 전 미군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 패트리엇 미사일의 절반 안팎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미사일 부족뿐 아니라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 이란의 공격에 노출된 걸프 동맹국들과의 관계 악화, 국제유가 상승 및 세계 경제 충격, 대규모 난민 발생 가능성 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24, 25일 중재국 중 하나인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를 논의했다. 또 이란은 오만과의 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 홍해-카스피해로 확전 우려 커져
미국의 대이란 공습은 잠시 멈췄지만, 홍해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후티는 사우디의 홍해 연안 도시 지잔과 얀부에 있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주도 아랍 연합군도 후티가 장악한 예멘 서부의 호데이다 일대를 공격했다. 2022년 유엔 중재로 유지돼 온 양측의 휴전이 최근 위기를 맞으면서 예멘 내전이 다시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후티 반군이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있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할 때 세계 에너지와 물류에 미치는 충격파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에 위치한 내해 카스피해에서도 확전 우려가 불거졌다. 이란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가 카스피해를 항해하던 자국 상선을 공격해 선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며 테헤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리대사를 초치했다. 우크라이나도 카스피해에서 러시아 군함과 이란 관련 군수 화물을 운송하던 선박들을 공격했다고 밝혔지만, 양측이 지목한 선박이 동일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간 이란은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아 왔다.
한편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전임자보다 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이라는 미 정보 당국의 진단이 나왔다. 향후 미-이란 종전 협상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NYT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모즈타바가 미-이스라엘 공격으로 숨진 부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보다 핵무기 개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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