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정 항로 벗어난 호르무즈 유조선, 기뢰 충돌로 폭발”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6. 7. 2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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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주 만에 이란 공격 중단
NYT “美 요격 미사일 고갈 우려”
지난 17일(현지 시각)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세파 뉴스 웹사이트가 공개한 영상을 캡처한 화면으로,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카타르·쿠웨이트·오만의 미국 측 목표물을 향해 이란의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연속 이어진 대이란 공습을 처음으로 중단시키면서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표면적으로는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지만, 미국 내부에서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세에 따른 방공 부담과 패트리엇 등 요격 미사일 재고 감소가 확전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이란이 설치한 기뢰와 충돌해 폭발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긴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군으로부터 추가 공습 계획을 보고받았지만 이를 승인하지 않고 공격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미군의 공습은 11일부터 23일까지 13일 연속 이어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행동 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즉시 행동할 준비가 돼 있지만 지금도 그들과 대화하고 있다”며 “합의를 통한 해결을 언제나 선호한다”고 말했다. 공습 보류 결정은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중재에 나선 가운데 내려졌다.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이란과의 협상 통로를 다시 가동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방공 부담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25일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패트리엇 등 핵심 요격 미사일 재고 감소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대량으로 동시 투입하면서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와 동맹국 방어에 필요한 요격 자산을 무한정 소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미군의 정확한 보유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패트리엇(PAC-3 MSE)의 지난해 생산량은 620발에 그쳤고, 현재 미군과 동맹국의 연간 수요는 이미 생산 능력을 넘어선 상태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 전력도 미국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케이바르 셰칸’ 계열 탄도미사일은 발사 준비 시간이 짧고 이동식 발사대를 활용해 탐지와 선제 타격이 어려운 데다,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결합한 복합 공격으로 미군 방공망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대량 투입하는 반면 이를 막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1발 가격이 약 400만달러(약 60억원)에 달해 장기전으로 갈수록 미국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습은 멈췄지만 군사적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5일 봉쇄선을 통과하려던 상선 12척의 항로를 변경시키고, 경고를 무시한 유조선 2척을 무력화하는 등 호르무즈 해협 일대 해상 봉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26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벗어나 운항하던 유조선이 기뢰와 충돌해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이란이 발표한 지정 항로를 이탈할 경우, 그에 따른 모든 결과와 책임은 전적으로 해당 선박 측에 있다”며 경고해왔다.

홍해에서도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 반군의 핵심 항구 도시이자 주요 보급 거점인 호데이다를 공습하자, 후티는 다음 날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의 지잔·얀부 석유 시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번 사태는 사우디와 예멘 간 갈등이라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미국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해상 봉쇄와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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