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아동 성매매 덮으려 한 '검찰판 장윤기 사건'

김호경 에디터 2026. 7. 2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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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법무부와 대검에 즉각 감찰 및 수사 촉구
"13살 성착취 당한 사건 두고 국회에도 거짓말"
경찰 신청 구속영장, 내용 상세했는데 "한 줄뿐"
최영중 비호 김진모-청주지검 김지혜 '근무연'
서울남부지검장 때 평검사…통화 내역 밝혀야
영장 담당 검사에 어떤 지시 했는지 규명 필요
"그토록 지키겠다는 보완수사권은 왜 안 썼나"
경찰은 수사팀장 구속 등 자정, 검찰과 대조적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최영중 전 국민의힘 청주시의원(왼쪽)과 김진모 전 국민의힘 청주서원 당협위원장

채팅 앱으로 만난 여중생과 성매매를 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최영중 전 국민의힘 청주시의원의 아동 성매매 사건을 청주지검이 지속적으로 축소·은폐하려 한 의혹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검찰판 장윤기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즉각적인 감찰 및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 원내소통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전용기 의원과 함께 2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세 살 아이가 성착취를 당한 사건이다. 국민 상식으로는 검찰이 피해자의 편에서 수사했어야 할 사건"이라며 "그런데 검찰이 보여준 것은 수사가 아니었다. 거짓말, 제 식구 감싸기, 편 가르기였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대하는 검찰의 '민낯'을 네 가지 측면에서 지적했다. 첫째,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국회 법사위원들이 청주지검을 항의 방문해 "경찰이 (지난 7월 8일) 신청한 구속영장에 무엇이 적혀 있었느냐"고 물었을 때 청주지검 측은 처음엔 "영장의 표지만 왔다"고 답했다. 법사위원들이 그럴 리 없다고 재차 묻자 "자해 우려, 한 줄만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이 법사위 긴급현안 질의에서 확인한 청주청원경찰서의 실제 영장에는 ①재범 우려 ②증거인멸 ③도주 우려 ④범죄의 중대성 ⑤주거 부정 ⑥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 ⑦피의자 자해의 우려 등 영장 신청 사유가 전부 적혀 있었다. 한 줄짜리는커녕 구속영장은 4~5장 분량이었다고 한다. 김지혜 청주지검 차장검사는 법사위원들이 돌아간 뒤에야 기자들을 따로 불러 그 같은 세부 내용이 영장에 적혀 있었다고 인정했다. '표지만 왔다'→'한 줄만 있었다''→'사실은 다 있었다'로 말이 세 번 바뀐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승원 법사위 간사, 전용기 원내소통수석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의 최영중 성범죄 수사 방해 의혹 관련 기자간담회에 앞서 검찰의 통신영장 청구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7.26. 연합뉴스

둘째, 왜 이런 거짓말까지 해야 했는지 그 배경에 관한 의구심이다. 최영중 전 시의원을 국민의힘 청주시서원구 당원협의회 사무차장으로 영입하고 공천한 사람은 바로 김진모 전 당협위원장이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 대검 기획조정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낸 검사장 출신인 그는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던 지난 15일 충북인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 전 시의원을 두둔하며 심지어 피해자인 여중생에게 화살을 돌리는 2차 가해 발언까지 쏟아냈다.

"최 의원은 미혼이라서 외도, 불륜 이런 문제는 없는 거고 이제 어떻게 보면 (피해자를) 알게 돼서 좀 어느 정도 선까지 간 모양인데 본인 기본 입장은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동영상이나 금전 문제는 없었다고 얘기한다. 지금 너무 결론 지어서 이렇게 보도를 하거나 그런 부분만 조금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 본인은 억울할 수 있지 않냐. 상대 여성이 수사기관에 제보를 하고 문제를 삼아서 이렇게 되고 있다면 그 여성이 어떤 의도로 이렇게 하고 있는 건지, 그동안에 무슨 갈등 관계가 있었는지 감안해야 한다."

이 통화 내용이 보도돼 파문을 일으키면서 김진모 전 위원장은 17일 청주서원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이에 더해 최근 법사위에서 공개된 사실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이 2015년 12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번 사건의 영장을 지휘한 김지혜 청주지검 차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 평검사로 일한 것이다. 검사장과 검사로 한 지붕 아래서 근무한 사이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최 전 시의원 수사와 관련해 무슨 통화를 했는지,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는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1.16. 연합뉴스 자료사진

셋째, 검찰의 보완수사는 언제나 '선택적'이었다는 점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에 차적 조회를 요구하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판사 출신인 김승원 의원은 "이것이 보완수사 요구를 할 사안인가? 필요하다면 경찰에 전화 한 통 걸어 추가하라고 하면 된다"면서 "그것이 검찰이 그토록 필요하다고 부르짖던 보완수사 요구 아닌가? 바로 협조하지 않아 나흘이 흘렀고, 증거를 인멸해 온 피의자는 그 시간을 벌었다"고 분노했다.

또 "통신영장은 '별건'이라며 기각했다. 이런 사건의 통신영장이 기각될 수 있는 건가? 아동 상대 성범죄 수사에서 여죄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도 말이다"라며 "검찰은 잡고 싶은 사람에 대해선 먼지가 나올 때까지 계좌를 털고, 주변을 뒤지고, 수사권이 없어도 '관련 사건'이라며 기어이 수사하고 기소했다. 검찰의 보완수사는 진실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골라 쓰는 무기였다. 그토록 지키겠다는 보완수사권을, 정작 열세 살 피해 아동을 위해서는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정 밖으로 나오고 있다. 경찰은 A 경감이 장윤기의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증거인멸한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6.7.8. 연합뉴스

넷째, 경찰 조직과 확연히 비교되는 지점이다. 장윤기 사건에서 경찰은 제 식구인 수사팀장을 구속했다. 검찰과 경찰이 앞다퉈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 했다. 잘못이 드러나자 조직의 치부를 스스로 도려내고 수사함으로써 자정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반면 검찰은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무혐의로 덮었지만 수사를 그 지경으로 만든 검사 중에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사과조차 없었다.

전용기 의원은 "조작 기소와 제 식구 감싸기, 권력 앞의 봐주기 수사에 대해 검찰이 책임진 역사가 없다. 잘못한 경찰은 구속되는데, 잘못한 검사는 승진한다. 이것이 두 조직의 차이"라면서 "검찰은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지켜야 피해자를 보호하고 민생사건을 챙길 수 있다고 말해 왔다. 거짓이다. 이번 사건이 증명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열세 살 피해 아동 앞에서 검찰은 영장을 막았고, 국회에 거짓말을 했고, 피의자의 변명을 받아 옮겼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에 목을 매는 이유는 피해자가 아니다. 권력의 편에 서서 누려 온 특권, 제 식구와 인연 있는 자를 골라서 지켜줄 수 있는 그 힘을 놓지 못하는 것"이라며 "김건희 앞에서 무뎌졌던 칼이, 검사장 출신이 공천한 피의자 앞에서 다시 무뎌지고 있다. 이것이 우연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밝힐 방법은 하나뿐이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김진모 전 검사장과 김지혜 차장검사 등 사이의 통화 내역을 포함해, 당장 오늘 감찰과 수사에 착수하라"며 "영장 담당 검사에게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까지 낱낱이 밝히라. 하루를 미루면 미룰수록 국민의 의심은 확신이 되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에는 민주당 의원 다수가 이름을 올렸다. 서영교, 송영길, 이광재, 김교흥, 송옥주, 진성준, 김승원, 전용기, 김남국, 김영배, 김원이, 김의겸, 김주영, 김현, 복기왕, 윤건영, 윤준병, 임오경, 정일영, 최민희, 허종식, 홍기원, 김남근, 김남준, 김용만, 김준혁, 김준환, 김태선, 김현정, 노종면, 문금주, 박선원, 박지혜, 박홍배, 백승아, 서미화, 손명수, 송재봉, 양부남, 염태영, 오세희, 윤종군, 이건태, 이광희, 이상식, 이용우, 이재강, 이재관, 이주희, 이훈기, 임미애, 전은수, 전진숙, 정진욱, 조인철, 한민수, 황정아 의원 등이다.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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