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李 ‘샌프란 선언’… 1400조 ‘AI 메가 혈맹’

김윤정 2026. 7. 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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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순방을 계기로 반도체 칩 생산은 삼성전자와 SK가 전담하고 막대한 투자의 마중물은 국민연금이 뒷받침하는 1400조원 규모의 포괄적 '인공지능(AI) 혈맹'이 새롭게 구축됐다. 기존 순방 성과가 개별 기업의 투자 유치나 단순 수주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글로벌 벤처투자를 유기적으로 엮어낸 종합 패키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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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제조·자본과 美기술력 직접 연결
삼성·SK, 엔비디아 등 빅테크 협업
VC 손잡은 국민연금이 '투자 마중물'
李 "韓, 대체불가"… 기술비전 강조
양해각서 본계약 전환 등은 숙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순방을 계기로 반도체 칩 생산은 삼성전자와 SK가 전담하고 막대한 투자의 마중물은 국민연금이 뒷받침하는 1400조원 규모의 포괄적 '인공지능(AI) 혈맹'이 새롭게 구축됐다. 기존 순방 성과가 개별 기업의 투자 유치나 단순 수주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글로벌 벤처투자를 유기적으로 엮어낸 종합 패키지를 제시했다. 한국의 제조 역량과 거대 자본을 미국의 기술력과 직접 연결했다는 점에서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업인 230여명이 모인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협력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한국을 혁신 무대로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동포 간담회에서도 "대한민국 없이는 인공지능도, 산업 발전도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만큼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미래 기술 산업에 발맞춘 국가 비전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일정의 핵심 성과는 9500억달러(약 1375조원) 규모의 반도체 협력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향후 5년간 2000억달러(약 290조원)의 메모리 공급 및 파운드리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엔비디아 등과 7500억달러(약 1085조원)의 공급 협력을 추진하며, 이 중 SK와 엔비디아가 서명한 차세대 AI 메모리 의향서(LOI) 규모만 5000억달러 이상이다.

대규모 AI인프라 확충 계획도 잇따랐다. 양국 기업들은 약 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추진한다. 김 실장은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최대 2GW 데이터센터 구축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브룩필드로부터 최대 90억달러를 지원받아 총 100억달러 규모 AI 팩토리를 세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로봇 플랫폼을 만들고, 삼성SDS는 앤트로픽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첨단 분야 협력을 대폭 넓혔다.

AI혈맹의 또 다른 핵심 축인 글로벌 자본 협력은 국민연금공단이 맡았다. 국민연금은 지난 25일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밋업에서 세쿼이아 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 등 6곳의 글로벌 벤처캐피털(VC)과 투자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들 6개 VC의 자산운용규모 합계는 3130억달러(약 450조원)에 이른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네트워크를 실질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투자 다변화와 수익률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 현장에선 1375조원의 협력 구상이 국내 산업의 성과로 온전히 환류되려면 명확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발표된 주요 협약이 아직 양해각서와 의향서 단계인 만큼, 세부 공급 단가와 최소 구매 물량, 실제 벤처 투자액 등이 명시된 본계약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산 HBM·파운드리 공급망을 확보하고, 한국은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용수·부지 등 인프라 구축 과제를 안게 된 구조도 맹점으로 꼽힌다"면서 "약 5GW 규모의 거대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대규모 전력망 확충, 용수 확보, 부지 인허가 등 고질적인 국내 인프라 병목 현상을 제때 해결하는 것이 선언의 실효성을 좌우할 최우선 과제"라고 짚었다.

김윤정·장우진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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