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9400억대 재산분할 후폭풍.. SK그룹 어디로

손유지 2026. 7. 2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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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법원 재산분할 판결, SK 주식 공동재산 인정 배경은
거액 지급 현실화 가능할까…재계가 주목하는 자금 마련
재벌가 이혼 새 기준 되나…기업 지배구조 영향 촉각
[지데일리] 재벌가 총수의 이혼 소송이 한국 경제계에 거대한 파장을 던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제공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국내 이혼 소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SK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되면서 기업 경영권과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사회적 논쟁도 커지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 원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2017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한 이후 약 9년간 이어진 법적 다툼의 중요한 결론이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SK그룹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선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이어진 경영권 자산이며 혼인 기간 중 공동 형성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노 관장 측은 혼인 기간 동안 배우자로서 가정 운영과 사회적 역할을 수행했고, 최 회장의 기업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하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가사 기여와 함께 최 회장의 사회적 활동 과정에서 배우자의 역할이 SK 주식 가치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산 분할 비율을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하고 거액의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 규모는 국내 재산분할 사례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9440억 원이라는 금액은 일반적인 개인 재산분쟁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의 재산 형성과 승계 과정까지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관련 지분 가치와 배당 수익 등을 고려하면 자금 조달 여력은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금 지급 과정에서 보유 자산 매각이나 지분 활용 방안이 검토될 경우 SK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대규모 현금 지급이 현실화될 경우 최 회장의 개인 재무 부담뿐 아니라 시장의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총수 개인의 재산 문제와 그룹 경영 안정성이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외 언론 역시 이번 판결을 한국 재벌 역사에서 보기 드문 대형 이혼 소송으로 평가하며 빠르게 보도했다. 글로벌 기업 오너 일가의 재산 분쟁이 기업 가치와 지배구조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라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기업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지분을 어디까지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벌 총수의 경영권과 배우자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고액 자산가들의 이혼 소송 기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반면 기업 지분은 일반 자산과 달리 경영권과 직결되는 만큼 재산분할 과정에서 기업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 회장 측은 판결문 검토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판단으로 이어질 경우 SK 주식의 공동재산 인정 여부와 재벌가 재산분할 기준을 둘러싼 법적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한 기업 총수 부부의 개인적 갈등을 넘어 한국 재벌 구조와 재산 형성, 기업 지배권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서 "9440억 원이라는 숫자는 거액의 재산분할금을 의미하는 동시에 기업과 가족, 경영권과 개인 재산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 묻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게 됐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