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보완수사 구멍’ 전건송치로 메우겠다는 여당

위문희.정진우.이찬규 2026. 7. 2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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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추인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결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진보 법조계에서도 나오는 우려를 의식,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는 모두 검사에게 송치하는 사실상의 ‘전건송치’를 허용하는 걸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꼬이고 꼬인 법안.”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렇게 냉소한다. 동일한 범죄라도 경찰이 어떤 죄명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송치 여부가 갈릴 수 있는 등, 곳곳에 예외와 모순이 생겨 ‘형사사법시스템’이라고 하기 부적절한 수준이란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의 3대 원칙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 금지 ▶피해자 보호수단 확대 ▶수사기관 상호 견제 강화를 의결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전체 의원 161명 중 106명이 참석해 이견 없이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직후 보완수사권 폐지를 우려해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사실이 알려졌다. 법안은 다음 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이르면 30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원내대표단 발의안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성범죄·아동성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등을 7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사실상 모든 기록을 검찰에 넘겨(전건송치) 법률 판단을 받게 했다는 점이다. 기존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사건만 대상이었다. 민주당은 이들 사건에 대해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 전담부서를 두기로 했다. 그간 민주당 강경파에서 “검사가 권한을 남용할 소지가 있다”(김용민)며 전건송치에 부정적이었으나 장윤기 사건 등으로 여론이 나빠지자 이런 방안을 마련했다.


7대 사회적 약자 범죄만 전건송치…“왜 골라서 보호하나”
현장에선 그러나 더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형사사건은 하나의 사건에 폭행·협박·강요·사기·횡령·성범죄·학대 등이 함께 얽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이 이중 어떤 죄명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전건송치 대상일 수도, 아닐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7대 범죄 피해를 받은 사람만 사회적 약자냐는 문제도 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왜 사회적 약자를 죄명으로만 골라 보호하느냐”며 “장애인이 사기 피해를 볼 수도 있고, 노인이 횡령 피해자가 될 수도 있으며, 아동 역시 일반 폭행이나 협박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송치 대상 범죄를 일반 범죄로 분류해 불송치할 경우 피해자는 장기간 구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찰과 검찰의 판단이 엇갈릴 경우 어느 기관이 최종적으로 결정할지도 불분명하다. 신설되는 중수청이 중대범죄 외에 보완수사까지 할 능력을 단기간 내 갖출 수 있을지도 의문이란 지적이다.

민주당이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사건에 대해도 전건송치 의무를 남기기로 한 것은 또 다른 혼란 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동일한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이라도 경찰이 수사하면 전건송치 대상이 아니지만, 특사경이 수사하면 대상이 되는 등 수사 주체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 김종민 법무법인 MK 변호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은 금감원 특사경도, 경찰도, 중수청도 수사할 수 있는데 같은 범죄를 누가 수사했느냐에 따라 전건송치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 맞느냐”고 말했다. 그는 “일반 사법경찰과 특사경을 구분하면서도 일반 사법경찰에는 전건송치를 적용하지 않다 보니 이런 혼란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민주당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뜻을 짓밟고 범죄 피해자와 유가족의 호소마저 외면한 결정”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전당대회 권력투쟁과 맞바꾼 범죄적 부당거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필리버스터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정 장관은 지난 22일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방침을 공식한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변호사 출신 5선 의원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 장관은 그간 7대 범죄 전건송치만으론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을 상쇄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 대통령은 10월 검찰청의 공소청 전환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장관직을 계속 맡아달라는 취지로 만류했다고 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망간다고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의 보완수사 금지로 국민이 입을 피해(조작왜곡수사 증가+핑퐁지옥)를 막을 의무가 있다”고 했다.

위문희·정진우·이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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