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투표율 맞으면 되지 않나” 허위입력 선관위 직원 황당 해명

고도예 기자 2026. 7. 25.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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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파장] 압수수색 현장서 “문제없다” 항변
투표소별 현황 공개 안되는 점 악용
선관위, 송파구청 찾아가 사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2026.7.24/뉴스1
“투표 당일 최종 투표자 수와 투표율만 맞으면 되는 것 아니냐.”

6·3 지방선거 당일 실시간 투표율을 허위 입력한 혐의를 받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과 직원은 23일 압수수색 현장에서 이렇게 항변했다고 한다. 경기 김포시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오후 6시 최종 공개된 투표율 수치는 실제와 다르지 않다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였다.

선관위는 투표 당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시군구 단위 투표자 수와 투표율을 공개한다. 실시간 투표율 정보가 유권자 투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정작 선관위 직원은 허위 입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

24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선관위 등에 따르면 6월 3일 경기선관위 직원은 경기 김포시 투표소 1곳의 투표자 숫자가 실제와 다르게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후 중앙선관위 직원에게 내부 메신저를 통해 이를 알렸다. 이 투표소에서 실제 투표한 유권자는 수백 명 수준이었는데, 담당 직원이 전산시스템에 실수로 숫자 ‘0’을 한 개 더 붙여 입력하면서 수천 명 수준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알게 된 중앙선관위 직원은 “윗선에 보고하지 말고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경기 지역의 또 다른 선거구와 충청 지역 선거구 사례까지 언급했고, 은폐 방식을 설명하는 구체적인 샘플 자료까지 공유한 정황이 포착됐다. 합수본은 이들이 최소 2∼3시간에 걸쳐 김포시의 인근 투표소 투표자 수를 실제보다 부풀려 허위로 입력하는 방식 등으로 자신들의 실수를 덮으려 한 것으로 파악했다.

본투표 당일 실시간 투표자 수와 투표율은 시군구 단위로만 공개되고, 투표소별 투표 현황은 따로 공개되지 않는다. 합수본은 선관위 직원들이 이 같은 점을 악용해 한 투표소의 투표자 수가 잘못 입력된 것을 알면서도 시간차를 두고 인근 다른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늘려서 입력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본은 조만간 피의자로 입건된 중앙선관위 직원과 경기선관위 직원을 불러 허위 입력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합수본은 선관위 직원들의 허위 입력을 선관위 간부 등 윗선이 알고 있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일부 직원이 상부 결재 없이 임의로 투표자 수를 입력할 수 있었던 배경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중앙선관위 실무자가 경기와 충청 등 유사 사례를 언급한 만큼 합수본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례가 더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이날 서울 송파구청을 방문해 “송파구 관할 투표소 14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며 “송파구 공무원 1800여 명과 개표 업무에 종사한 1300여 명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 직무대리는 “최종 투표율만 맞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선관위 직원의 발언에 대해선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며 “조직적인 지휘는 절대 있을 수 없고, 정확한 내용은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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