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침해시 사임" 취임 기자회견에서 폭탄선언...클롭은 왜 경고장 날렸나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내 가족을 괴롭힌다면, 나는 곧바로 떠날 것이다."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롭 감독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클롭 감독은 24일(한국시각) 취임 기자회견에서 "만약 당신들(언론)이 무례하게 행동하고 내 가족을 괴롭히면 나는 그냥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대표팀 감독들이 훨씬 더 나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나는 이 일을 나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들을 위해 하는 것이다. 당신들이 율리안 나겔스만, 토마스 투헬을 어떻게 대했는지 봤음에도 이 일을 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2026 북중미월드컵 32강전에서 파라과이에 패한 뒤 나겔스만 감독과 결별했다. 클롭 감독은 나겔스만 감독 경질 직후부터 차기 독일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돼 왔다. 독일축구협회(DFB)는 이날 클롭 감독과 오는 2030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월드컵까지 4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4년 리버풀(잉글랜드) 지휘봉을 내려놓고 레드불 글로벌 축구 총괄로 재직했던 그는 2년 만에 다시 필드로 돌아왔다.

클롭 감독은 "지난 며칠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며 "독일 대표팀 감독 자리가 정말 막중한 자리라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진정으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세월 동안 내가 이 자리를 맡는 다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일을 맡게 될 것으로 봤고, 지금이 바로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클롭 감독은 현재 독일 최고의 지도자로 꼽힌다. 2001년 마인츠에서 사령탑으로 데뷔한 그는 2008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고 2010~2011,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를 달성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리버풀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2018~2019 유럽챔피언스리그 제패에 이어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다.

독일 대표팀은 긴 침체기에 빠져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 유로2016 4강 진출의 성과를 냈으나,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신태용호에 덜미를 잡혀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당했다. 유로2020에서도 16강 진출에 그쳤고,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일본에 패하면서 또 다시 조별리그 탈락의 멍에를 썼다. 이번 북중미 대회에서는 칼을 갈고 나섰으나, 32강에서 파라과이와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클롭 감독 체제에서 독일 대표팀이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갈 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클럽 커리어에 머물렀던 그가 제한된 소집, 경기 일정 속에 팀을 꾸려야 하는 대표팀에서도 과연 지도력을 보여줄지에 긍정과 부정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클롭 감독은 "일이 잘 풀릴 때는 굳이 과하게 칭찬할 필요 없다. 그건 당연한 일이니까. 만약 잘 풀리지 않는다면, 기꺼이 고쳐보겠다"고 말했다. 선수 소집 문제나 훈련에 대해선 "필사적으로 싸울 생각은 없다. 구단이나 해당 팀 감독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훈련을 800번 할 건 아니지 않나. 물론 클럽에서 하던 것보다는 훨씬 적겠지만, 크게 아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롭 감독은 오는 9월 24일 네덜란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로 독일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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