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롤러코스피…단일종목 레버리지 과열 조기차단
매도대금 ‘T+2’ 지나야 현금 인정
반도체外 종목·코스닥 수급 메말라
진입장벽 서둘러 높여 변동성 축소
근본적 대안 빠진 ‘미봉책’ 지적에
일각선 “실패 인정한 후 상장 폐지”

당초 다음 달로 예정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기본 예탁금 강화 조치가 이달 31일부터 조기 시행된다. 또 과도한 회전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한해 대용증권을 팔고 현금으로 입금되기 전까지는 기본 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상품 출시 후 두 달간 극단적인 변동성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 대다수 종목들과 코스닥 수급이 말라붙을 정도로 시장이 망가지자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한 속도전이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상품에 대한 신속한 보완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증권가와 금융 당국에서는 투자 수요가 제한돼 약 12조 원에 달했던 상품 시가총액 비중이 장기적으로 최대 10% 수준까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잘 돌아가는 수레바퀴에 더 빨리 모래를 뿌려’ 속도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유동성공급자(LP)의 리밸런싱 거래 시간 분산 의무화 등의 추가 대책도 준비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더라도 아예 상장폐지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조속한 국내 증시 안정을 위해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 등을 당초 8월에서 이달 31일로 앞당겨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올리고 예탁금에 대용증권을 인정하지 않는 조치를 각각 8월 5일, 8월 19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금 기본예탁금 인정 시점도 강화됐다. 앞으로는 대용증권을 팔아도 현금으로 입금되기 전(T+2)까지는 기본예탁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당일 매도·매수를 제한해 극심한 회전율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매도자금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도 기본예탁금에서 제외한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주식을 사는데 전세와 같이 보증금을 넣어놔야 한다는 개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대용증권 미인정이 제일 크게 영향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를 사기 위해 현금 3000만 원을 묶어둬야 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일단 진입장벽이 더 빨리 높아짐으로써 추가 유입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물타기도 쉽지 않게 돼 개미들의 순매수가 쫙 빠질 것 같다”고 짚었다. 실제 이달 16일 보완책이 1차로 나온 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하락과 맞물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이 소폭 줄었다. 금융 당국의 보완책 발표일을 포함한 4거래일(7월 13~16일)과 예고 이후 첫 4거래일(7월 20~23일)간 KODEX·TIGER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와 KODEX·TIGER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을 비교한 결과 4개 ETF의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 3739억 원에서 7조 4499억 원으로 2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합산 일평균 거래량도 6억 2209만 주에서 5억 4039만 주로 13.1% 줄었다.
특히 당일 매도 이후 즉시 증권을 다시 매수할 수 없게 한 점도 100%를 웃도는 회전율을 낮추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이번 조치로 당초 예상(시가총액의 3분의 1)보다 더 큰 규모인 시가총액의 최대 10%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자금이 빠지고 시총이 감소하면 리밸런싱 물량도 줄어들어 변동성도 축소될 것이란 구상이다.
반면 일시적인 수요 억제를 넘어 구조적인 해답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른 운용사 ETF 본부장은 “아예 없다고 볼 수 없지만 과열 진정 효과가 그리 커보이지는 않는다”며 “최대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하지 말라는 큰 방향성이 메시지”라고 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정부에서 정책 실패를 인정할 수 없으니 조기 시행은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부와 전문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상장폐지가 답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가 투자자들의 손실분을 일부 메워주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청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장문항 기자 jm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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