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신속 보완” 지시에…삼전닉스 레버리지 예탁금 상향 앞당겨

주현우 기자 2026. 7. 24. 19: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7.24/뉴스1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앞당긴 것은 보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당국이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 방안에 대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기도 하다”며 “보완책을 신속하고 충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SK하이닉스 레버리지, 고점 대비 70%↓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들은 고점 대비 70%가량 하락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중 거래 규모가 가장 큰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 거래일 대비 16.25% 하락한 1만3015원으로 마감했다. 고점이었던 지난달 22일(4만4000원) 대비 70.4% 주가가 빠졌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역시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빚투(빚내서 투자)를 조기에 차단하겠다고 나섰지만 투자 수요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16개 종목의 총 거래대금은 10조2000억 원으로 전체 ETF 거래대금(26조2000억 원)의 약 39%에 달하는 등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ETF 거래대금 1, 2위도 ‘SOL SK하이닉스산물단일종목인버스2X’(3조6300억 원)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3조1700억 원)가 차지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 본사를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된 추가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지수 레버리지에 비해 변동성이 큰 만큼 보다 세심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최초 1회 교육을 주기적인 갱신 교육으로 전환하고, 실제 손익 시나리오와 복리 손실을 투자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 “예탁금 더 높이고 레버리지 배율 낮춰야”

정부는 추가 대책에는 선을 긋고 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2일 “먼저 발표한 대책을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그 효과를 보고 필요한 부분 보완을 검토해야지, 아직 효과가 드러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로 뭔가를 더 한다는 것은 앞서나간 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달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인한 시장 혼란이 지속될 경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은 증시 변동성만 키운 최악의 패착”이라면서 “예탁금을 1억 원까지 올리는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보완 대책으로는 예탁금 추가 상향 외에도 ±2배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배율을 낮추는 등 상품 구조를 직접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주당 K-자본시장 특위도 레버리지 배율 축소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율을 1.5배 수준으로 낮추는 것만으로도 수요 억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출시된 상품의 배율을 조정하는 것은 2배 수익률을 전제로 투자한 기존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현실적인 장벽이 높다. 자본시장법상 펀드의 수익구조를 근본적으로 변경하려면 전체 발행 좌수의 1/4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예탁금을 대폭 상향하는 등 신규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안 역시 해외에서는 신용거래에 대한 증거금만 있을 뿐 유사한 규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해외 감독기관은 사전 규제보다는 투자자에게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을 주기적으로 충분히 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