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0억’ 필요해진 최태원···노소영에 지급할 돈은 어디서 나올까?

박홍두 기자 2026. 7. 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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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 분할 소송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향후 최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재계에서는 자회사의 배당 확대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면서도, 최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주사 지분을 통해 SK텔레콤과 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계열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 다만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최근 SK그룹의 주가 급등에 따라 매각해야 할 지분이 많지는 않아 최회장의 지배력이나 경영권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법원은 이날 최 회장의 재산분할 금액은 9440억원으로 판단했다. 1심 665억과 2심 1조3808억원과 비교하면 20배가 폭등한 2심 금액에 가깝다.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최 회장이 지급해야 할 분할액이 상당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론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배구조를 위협받지 않고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우량 자회사의 배당 확대’를 꼽는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주사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량 자회사의 배당 확대가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며 SK텔레콤 등 배당 여력이 높은 계열사의 배당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SK텔레콤은 장중 5% 이상 급등했고, 전날보다 0.5% 오른 10만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반면 지주사인 SK㈜는 3.82% 내린 63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 회장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을 파는 방법도 거론된다. 현재 두산과 진행되는 매각 거래는 두산이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약 5조원에 인수하고 최 회장 개인 지분 29.4%도 별도 절차로 확보하는 구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이런 방법만으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경우 최 회장의 지주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1297만여주의 가치는 이날 종가(63만원) 기준 약 8조1700억 원으로, 2024년 5월 2조514억 원에서 4배가량 불었다. 최 회장이 2025년 결산에서 SK㈜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1038억원으로 추정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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