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00억’ 필요해진 최태원···노소영에 지급할 돈은 어디서 나올까?

법원이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 분할 소송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향후 최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재계에서는 자회사의 배당 확대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면서도, 최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SK㈜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주사 지분을 통해 SK텔레콤과 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계열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 다만 최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최근 SK그룹의 주가 급등에 따라 매각해야 할 지분이 많지는 않아 최회장의 지배력이나 경영권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법원은 이날 최 회장의 재산분할 금액은 9440억원으로 판단했다. 1심 665억과 2심 1조3808억원과 비교하면 20배가 폭등한 2심 금액에 가깝다.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최 회장이 지급해야 할 분할액이 상당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론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배구조를 위협받지 않고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우량 자회사의 배당 확대’를 꼽는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주사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량 자회사의 배당 확대가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며 SK텔레콤 등 배당 여력이 높은 계열사의 배당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SK텔레콤은 장중 5% 이상 급등했고, 전날보다 0.5% 오른 10만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반면 지주사인 SK㈜는 3.82% 내린 63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 회장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을 파는 방법도 거론된다. 현재 두산과 진행되는 매각 거래는 두산이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약 5조원에 인수하고 최 회장 개인 지분 29.4%도 별도 절차로 확보하는 구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이런 방법만으로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울 경우 최 회장의 지주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1297만여주의 가치는 이날 종가(63만원) 기준 약 8조1700억 원으로, 2024년 5월 2조514억 원에서 4배가량 불었다. 최 회장이 2025년 결산에서 SK㈜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1038억원으로 추정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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