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되찾은 7000선 하루 만에 반납…삼성전자 7.59%·SK하이닉스 8.34%↓ 알파벳·테슬라 FCF 적자에 AI 투자 수익성 우려 재확산 코스닥도 5.32% 급락…양 시장 매도 사이드카 발동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뉴욕증시 기술주까지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5% 넘게 떨어져 6700선을 내줬다. 전날 4.40% 급등하며 되찾은 7000선도 하루 만에 무너졌다. 지수 급락에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나란히 발동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6.27포인트(5.72%) 하락한 6690.62에 거래를 마쳤다. 96.11포인트(1.35%) 내린 7000.78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부터 낙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6650.41까지 내려갔다.
이날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홍해 봉쇄를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원유 수송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04% 오른 배럴당 100.69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6.17% 상승한 배럴당 92.1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0%까지 올랐다.
간밤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1%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2.15% 하락했다.
특히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양호한 실적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로 돌아선 점이 부각되며 7.13% 떨어졌다. 테슬라도 인공지능(AI)과 로보택시 투자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에 14.52% 급락했다.
전날 국내 증시에서는 알파벳의 자본지출 확대가 AI 반도체 수요 증가 신호로 해석됐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현금흐름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며 같은 재료가 악재로 뒤집혔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7.59% 내린 24만9500원, SK하이닉스는 8.34% 하락한 175만9000원에 마감했다. SK스퀘어(-9.17%)와 삼성전자우(-7.33%)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1920억원, 2조128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6조2633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자동차주도 국제유가 급등과 경기 둔화 우려에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7.18%, 기아는 12.88%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5.32%)과 KB금융(-2.72%) 등도 내렸다.
코스피에서는 585개 종목이 하락했다. 보합은 30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42.06포인트(5.32%) 내린 748.22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1.62% 하락한 777.50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746.50까지 밀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02억원, 373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5496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알테오젠(-1.96%)과 에코프로(-7.35%), 에코프로비엠(-8.38%) 등 대장주들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주성엔지니어링은 각각 17.62%, 13.97% 급락했다. 전체 상장 종목 중 1281개가 내렸고 상승 종목은 371개에 그쳤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정학 긴장 고조 속 유가·금리 반등과 외국인 순매도에 (코스피) 7000선이 재이탈됐다"라며 "코스닥은 일부 헬스케어 종목들의 선방에도 금리 부담 속 할인율 압박에 대형주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수가 급락하자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모두에서 매도 사이드카도 잇달아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11시23분 코스피시장에서, 오전 11시47분 코스닥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했다.
코스피에서는 올해 21번째, 코스닥에서는 11번째 매도 사이드카다. 국내 증시는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코스피나 코스닥 가운데 적어도 한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갔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과 테슬라가 설비투자(CAPEX) 지출 확장세에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AI 투자의 수익성 우려가 재확산됐다"라며 "다음 주 SK하이닉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의 실적 발표에 더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또한 예정돼 있어 기업 실적과 매크로(거시경제) 이벤트가 맞물린 슈퍼위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