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300억’ 인정 안 됐는데… 노소영이 최태원 재산 9440억원 받는 이유

유병훈 기자 2026. 7. 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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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전 남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두 사람의 이혼과 위자료 20억원은 대법원에서 이미 확정돼 이번 재판은 재산분할 부분만 다시 판단했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회장 측에 지원했다는 300억원이 실제 존재하더라도, 대통령 재임 중 받은 뇌물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만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계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에게 지원했다는 300억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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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노태우 전 대통령 300억원·처분재산은 계산에서 제외
파기환송심 “가사·양육 기여는 남아”
이혼 뒤 주가 상승은 재산총액 아닌 양측 몫 산정에 고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전 남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두 사람의 이혼과 위자료 20억원은 대법원에서 이미 확정돼 이번 재판은 재산분할 부분만 다시 판단했다.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회장 측에 지원했다는 300억원이 실제 존재하더라도, 대통령 재임 중 받은 뇌물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만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계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SK그룹 관련 대외 활동이 최 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 유지와 증가에 기여했다고 봤다.

재산분할 비율은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이다. 주식 가치는 이혼 청구 부분의 마지막 사실심인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노태우 300억’ 계산서에서 빠졌지만 SK 주식은 포함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에게 지원했다는 300억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에서 제외했다. 그러면서도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등은 부부가 함께 형성·유지한 재산으로 판단했다.

환송 전 항소심은 300억원을 노 관장 측 기여로 반영했으나, 대법원은 지원이 사실이더라도 법적으로 보호할 기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은 300억원을 빼더라도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그룹 관련 대외 활동이라는 별도 기여가 남는다고 본 것이다.

환송 전 항소심은 재산분할금으로 1조3808억1700만원을 인정했다. 파기환송심은 이보다 4368억1700만원 적은 9440억원을 정했다. 재판부는 300억원과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 전에 경영권 유지나 경영활동을 위해 증여한 주식 등을 제외하고, 노 관장의 몫을 35%에서 3분의 1로 낮췄다. 각 요인이 감액분에 얼마씩 영향을 줬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 회장 보유 주식이 혼인 기간 중 최 회장 명의로 취득됐고, 두 사람 모두 그 형성과 가치 유지·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했다.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주식 가치가 크게 늘었지만 노 관장의 가사와 자녀 양육, SK그룹 관련 대외 활동도 이를 뒷받침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 전에 경영권 유지나 공동재산 가치 유지를 위해 제3자에게 증여한 주식 등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법원이 이런 재산까지 계속 보유한 것으로 간주해 나눌 수는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1심은 개인재산, 항소심은 함께 만든 재산으로 인정

1심은 2022년 12월 SK㈜ 주식을 최 회장의 개인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서 빼 재산분할액을 665억원으로 정했다. 노 관장이 주식의 형성이나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환송 전 항소심은 2024년 5월 이를 뒤집었다. 혼인 기간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주식 가치가 올랐고, 노 관장의 가사·양육과 그룹 관련 활동도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봤다. 300억원 지원까지 노 관장 측 기여로 반영해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나눴다.

서울고등법원 전경 /뉴스1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SK㈜ 주식을 나눌 재산에 넣은 판단 자체를 파기 이유로 삼지는 않았다. 대신 300억원을 법이 보호할 기여로 인정할 수 없고, 최 회장이 경영권 유지나 공동재산 가치 유지를 위해 이미 처분한 재산도 분할 대상에 넣을 수 없다고 봤다. 특히 300억원을 기여로 반영한 판단이 35%라는 분할비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주가 상승, 나눌 재산 총액 아닌 비율로만 고려

재판부는 파기환송심 변론종결 시점이 아니라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주식 가치를 계산했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법 적용이 맞는지를 심사하는 법률심이어서 가격 기준 시점이 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이혼 뒤 재산분할 재판이 이어져도 마지막 사실심이 끝난 때를 기준으로 재산과 가격을 정한다. 이후 가격 변화를 무시하면 한쪽에 이익이나 손해가 지나치게 쏠리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데, 재판부는 이번 주가 상승은 그 경우가 아니라고 봤다.

SK㈜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상승분은 재산총액에 직접 더하지 않았다. 이후 주가 상승에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파기환송심 종료 시점마다 다시 평가하면 재판 종료일에 따라 분할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주가가 크게 오른 사정은 각자의 최종 몫을 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참작했다. 재산총액은 과거 가격으로 고정하되 전체 배분의 형평은 비율에서 조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SK㈜ 주식이 그룹 경영권의 근거라는 점도 감안해 주식은 최 회장이 보유하고 노 관장 몫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현금 9440억원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판결 확정 뒤 지급하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붙는다.

이번 판결은 한쪽 배우자가 개인재산이라고 주장한 주식도 혼인 중 상대 배우자가 가치 유지·상승에 기여했다면 나눌 재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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