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태극기 건곤감리 디자인 '뭇매'.. 논란 확산

정용진 2026. 7. 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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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문양 오류에 온라인서 논란 급속 확산
뉴발란스 사과…판매 중단·전액 환불 결정
국가 상징물 활용, 디자인 검증 부실 도마
[지데일리] 국가 상징물을 둘러싼 민감성이 다시 한 번 소비시장 전면에 떠올랐다.
사진=온라인스토어 페이지 캡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태극기에서 착안한 디자인의 티셔츠를 출시했다가 태극 문양이 정식 태극기와 다르다는 지적을 받으며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공식 사과에 나섰다. 기업의 디자인 자유와 문화적 해석이라는 영역을 떠나 국가를 상징하는 문양을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검증 절차조차 부족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이 된 제품은 뉴발란스의 'NB 서울 컬렉션' 가운데 'UNI NB 건곤감리 익스클루시브 반팔티'다. 출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티셔츠에 표현된 태극 문양이 정식 태극기의 태극과 방향이 다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태극기의 건곤감리 배치와 태극 문양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국가 상징물인 만큼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내놓으며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뉴발란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회사는 "태극 문양 디자인 티셔츠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디자인 기획과 제작 과정에서 정치적·이념적 메시지를 담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정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뉴발란스는 의도와 별개로 국가를 상징하는 문양을 세심하게 다루지 못한 책임을 인정했다. 회사는 디자인의 의미와 소비자가 받아들일 다양한 해석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 상징물과 역사·문화적 의미를 담은 요소를 상품에 활용할 경우 기획과 제작 단계부터 더욱 엄격한 검토 절차를 마련하고 내부 디자인 검수 체계도 전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해당 제품은 온·오프라인 판매가 모두 중단됐으며 구매 경로와 관계없이 환불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판매 중단과 환불이라는 신속한 대응은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받지만,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사안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지역 문화와 국가 상징물을 활용한 이른바 '로컬 컬렉션'을 적극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 해외 브랜드들은 각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적 상징을 디자인에 접목해 소비자와의 친밀감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도쿄, 파리, 뉴욕 등 도시를 주제로 한 한정판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문제는 문화적 상징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상징성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사회적 감수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태극기는 대한민국 헌법과 국기법에 따라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태극 문양과 건곤감리의 배치에는 음양사상과 우주의 질서를 담은 철학적 의미가 녹아 있으며 국민에게는 역사적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런 요소가 상품 디자인으로 활용될 경우 일반 그래픽과는 다른 수준의 검증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국내외 기업들은 과거에도 국가 상징이나 전통문화를 잘못 표현해 논란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국기 색상 오류, 전통 문양 왜곡, 역사적 상징에 대한 부정확한 표현 등은 의도와 관계없이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왔고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논란이 순식간에 확산되는 만큼 출시 이전 단계에서 전문가 자문과 다중 검수 체계를 갖추는 것이 사실상 필수 절차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뉴발란스 사례는 기업의 창의적인 디자인보다 기본적인 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운 사건으로 평가된다. 문화와 역사를 담은 상징물은 소비재의 장식 요소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소비자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독창성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이를 뒷받침할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