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이런 최후진술 처음한다”는 윤석열···특검 향해 “이런 거 막 기소하면 나라꼴 어떻게 되나”

임현경 기자 2026. 7. 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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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도피성 임명 의혹’ 결심공판서
“특검 여러분은 안전할 것 같나” 으름장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종섭 도피성 주호주대사 임명 의혹’ 재판에서 채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에 “여러분은 안전할 것 같죠?”라고 으름장을 놨다.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특검이 향후 근거 없는 수사·기소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란 취지로 반발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심리로 열린 24일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저는 특검에 이런 얘기도 하고 싶다”며 “여러분은 안전할 것 같죠?”라고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여러분(특검)이 전부 알고도 사람들을 근거 없이 기소한 것은 직권남용 혐의가 되고 나중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혐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수사하고 명확한 근거 없는 거로 막 (기소)한다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냐”며 “저도 이런 식으로 최후진술을 한 것은 처음이다. 법정에 앉아서 느낀 바를 마지막 기회에 재판부에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른바 ‘VIP 격노설’에 대해서도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격노설이라 하지만 제가 격노했는지 질책했는지 모르겠다”며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에게) ‘파악 안 하고 보고하느냐’라고 얘기한 것을 국방비서관실에선 대통령에게 혼나고 나니까 격노했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취지로 질책했다는 게 아니라, 임 전 비서관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꾸짖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또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이유는 방산 협력 때문이고, 범인 도피 의도가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방산은 아무리 유능하다 해도 검찰에서 검사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방산수출은 원래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한다”며 “안보 협력이 이뤄질 때 제대로 된 방산 수출 토대가 만들어지는데, 안보 전략적으로 동유럽, 중동, 호주가 중요한 나라”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단순히 (이 전 장관이) 고발됐다고 대통령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야당이 떠들고 특검법 발의하는 게 한두번이었나. 야당이 조용히 있었던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제가 교체를 맘먹어서 장관을 교체한 게 아니었다”며 “좀 더 나랏일에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국방부 장관직을) 나가면 다른 자리 (임명을) 생각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끝으로 “재판부께서 저와 견해를 달리하신다고 한다면 이건 대통령의 헌법상 외교권에 대해 제가 추진한 일이니까 모든 책임의 귀속이 저에게 있다”며 다른 피고인들의 책임을 덜어달라는 취지로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직권남용,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은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단순히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작용 자체를 전면 무력화해 국가의 범죄 수사권을 정면으로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주호주 대사 임명 의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논란이 커지던 2023년 9월쯤 윤 전 대통령이 법무부, 외교부, 국가안보실, 대통령실 인사들과 공모해 수사외압 의혹을 은폐하려고 이 전 장관을 주호주 대사에 임명해 출국시켰다는 내용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당시 피의자 신분이던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불법적으로 해제하고, 인사 검증을 형식적으로 진행해 이 전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켰다고 봤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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