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방산 호황 속 하투 그림자] 국내에선 진통, 해외에는 기회…“골든타임 놓칠라”
연간 목표치 초과달성 전망, 수출 릴레이 축포 속 국내 파업 전운ㆍ해외는 수주 싹쓸이
[대한경제=이근우 기자]하투(夏鬪)철을 맞은 국내 조선ㆍ방산업계에 긴장감이 멤돈다. 특히 올해는 노동조합의 성과급 확대 요구가 거센데다 하청노조의 원청교섭까지 겹쳐, 노사간 협상에 예년보다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들어서며 회사 벌이가 좋아지자 직원들이 이익을 배분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ㆍ한화오션ㆍ삼성중공업)는 올해 수주 목표치 초과달성을 넘어 연간 영업이익 첫 10조원 달성 본궤도, 수주잔고 200조원 재돌파 전망이 나온다.

다만 노조 파업이 변수다. 올해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간 이견이 커 한창 성장 가속페달을 밟아야할 지금 시점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일 상견례 이후 매주 2회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HD현대미포와의 합병 이후 통합 법인으로 처음 맞는 교섭인데다 4월 잠수함 선내 화재, 7월 외국인 근로자 곤돌라 끼임, 6월 HD현대삼호 홋줄 사고 등 그룹 내 사망사고가 올해만 4건 발생하며 중대재해 리스크와 임단협 난항이라는 이중고를 앓고 있다.
한화오션은 본조합 임단협 본교섭 자체가 지연된 가운데, 사내 하청 노사 갈등이 먼저 격화됐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달 급식 하청업체 웰리브지회에 대한 한화오션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고, 경남지노위가 이달 초 원청 교섭 쟁의조정 신청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웰리브지회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파업권을 확보했다.
방산업계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린다. KAI가 지난 5월13일 국내 주요 방산 업체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지었고, LIG D&A도 2월23일 상견례 이후 5차례 실무교섭과 6차례 본교섭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6월15일 70.48% 찬성률로 조인식을 마쳤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본급 11.14%(43만9700원) 인상과 타결금 2000만원, 생산성 격려금 2000만원, 성과급 상한 폐지 및 타결시 성과급 50% 선지급을 요구하는 노조와 여전히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해외 상황은 국내 진통과 대비된다. 한미 마스가 프로젝트가 구호를 넘어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다. 산업통상부가 워싱턴DC에 한미조선협력센터를 개소하고 마스가의 현지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
최근 미 국방부와 해군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전투함 건조 관련 정보요청서(RFI)를 보냈고, 중형 급유함 사업에는 삼성중공업까지 참여를 요청하기도 해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방산업계 빅이벤트였던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서 비록 고배를 들었지만 곧장 새로운 기회도 모색한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인 태국 4000톤급 호위함 사업(약 8000억원, 후속 물량 포함 최대 3조원)을 시작으로 유럽ㆍ중동ㆍ동남아에서 굵직한 함정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을수록 임금 협상 문턱이 높아지는 역설적 국면이 국내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마스가와 태국 호위함, 미 해군 함정 사업 등 해외 수주 파이프라인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며 “올 여름 골든타임을 흘려보내면 임단협 장기화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수주 협상력 저하를 자초하는 꼴”이라고 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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