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무상 여론조사’ 상고심 무기한 연기… 대법 전원합의체 회부

김은경 기자 2026. 7. 24.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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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김건희 무죄 받았는데
尹·吳 유죄… 기준 정하려는 듯”
김건희 여사. /뉴스1

대법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등 사건을 선고 하루 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대법원은 23일 “김건희 피고인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 위해 24일 오후 2시로 예정했던 선고기일을 추후 지정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명태균 여론조사’와 관련한 사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잇따라 유죄가 선고되자, 대법원이 소부(小部)가 아닌 대법관 모두가 참여하는 전합에서 판단 기준을 정리하려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58건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아본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민중기 특검에 기소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통일교 측에서 청탁과 함께 명품 가방, 목걸이 등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도 받는다.

김 여사는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 2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명씨가 김 여사 부부의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를 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자기 홍보와 영업을 위해 자발적으로 여론조사를 한 뒤 여러 정치인에게 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상고심을 맡은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애초 지난 16일 선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중기 특검이 공범으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 유죄 판결을 검토해 달라며 추가 의견서를 내겠다고 하자, 선고를 24일로 미뤘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지난 13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58건 중 14건을 무상으로 받아 약 2793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대법원 선고 연기를 두고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하급심 판단이 정반대로 갈린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똑같은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됐는데 김 여사는 무죄, 윤 전 대통령은 유죄가 선고되자 대법원이 통일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이 사건 선고를 연기하면서 전합에 회부한 것은, 전날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법조인은 “선고기일이 잡혔다는 것은 소부의 대법관 4명이 이미 결론에 합의하고 판결문도 거의 완성됐다는 의미”라며 “오 시장 사건 선고 이후 김 여사 사건과 겹치는 쟁점에 대해 소부에서 이견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오 시장 사건은 후원자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냈다는 ‘정치자금 대납’ 사건이다. 다만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거나 김한정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직접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오 시장 측도 1심 재판부가 정황에 바탕을 두고 추정을 통해 유죄를 선고했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대법원이 전합에서 명씨 진술을 어느 정도로 믿을지, 정황 증거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법조인은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 항소심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합이 심리를 빨리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1~2개월 안에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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