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에도 못 웃는 현대차…영업이익 20% 줄어

김정환 기자(flame@mk.co.kr), 한지연 기자(han.jiyeon@mk.co.kr) 2026. 7. 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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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분석해보니
환율효과로 매출 49조 불구
원자재값 급등에 수익 악화
미국 하이브리드시장만 선방
해외차 비용절감 올인하는데
현대차노조는 파업 수위 높여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중동 전쟁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공급 차질에 1년 새 영업이익이 20% 넘게 급감했다. 글로벌 차시장 각축전 속 양적 성장은 일궜지만 질적 성장이 이에 못 미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고부가가치 신차와 지역 맞춤형 현지화 전략으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3일 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 49조2153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밝혔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48조6000억원)를 웃도는 수치다.

2분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18만7661대)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달러당 원화가치도 하락하며 외연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95조1542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2조8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2조9940억원)를 밑돌았다. 당기순이익은 11.2% 줄어든 2조888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익률을 회복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투자를 촉진하는 게 지상 과제가 됐다.

영업이익을 깎아 먹은 진원지는 중동 전쟁이다. 지난 3월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며 원가 상승 압박이 부쩍 커졌다. 매출원가율이 82.2%로 1년 새 1.1%포인트 높아졌다. 경쟁이 심해지며 판매관리비는 6.8% 뛰었다. 공급망이 막히자 아프리카·중동, 유럽 판매도 동반 타격을 입었다.

현대글로비스도 '유탄'을 맞았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2분기 매출액이 8조7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51억원으로 8.1%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2분기 주요 지역 도매 판매량을 분석해보면 아프리카·중동(-23.8%), 유럽(-10.6%) 타격이 유독 심했다. 안방 시장인 한국 판매도 16.4% 급감했다. 중국 전기차 공세와 국내 부품사 화재로 인한 공급 차질 영향이 직접적이다. 미국(1.1%), 인도(5.3%), 중남미(7.1%) 시장에서 선방했지만 2분기 전체 글로벌 도매 판매는 99만1885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판매와 관련해 "연간 가이던스(목표치) 달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조금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하반기부터 주요 신차를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7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 출시를 시작으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 완전 변경 모델로 내수 회복에 시동을 건다. 유럽에선 전기차 신차 '아이오닉 3'를 출시하는 등 전동화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에선 현지화 전략을 한층 강화한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중국 상하이에 사용자 경험(UX) 연구 거점인 'UX 스튜디오 상하이'를 개관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지 소비자 의견을 상품 개발에 반영하며 인공지능 중심 차량(AIDV) 개발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취지다.

다만 나날이 강해지는 노조 파업 강도는 연내 실적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됐다. 이날 현대차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29~31일 하루 4시간씩 추가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13일부터 점진적으로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아도 이날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이며 사측을 압박했다. 업계에선 현대차 노조가 이달 말까지 파업을 이어가면 생산 손실이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는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인력 효율화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폭스바겐이 10만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데 이어, 포르쉐 역시 인원 감축 규모를 5000명으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인력 효율화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김정환 기자 /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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