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민심’ 위에 ‘당심’인가,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2026. 7. 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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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의 모든 권력과 입법의 정당성은 국민의 뜻, 즉 민심(民心)으로부터 나온다. 아무리 고상한 명분을 내걸더라도 그 결과가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고 국가적 혼란을 야기한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독선에 불과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강력히 밀어붙이는 정국은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대한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이른바 ‘검찰 개혁의 완성’이라는 구호 아래 자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수사 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이념적 강박이자, 국민의 삶을 담보로 한 거대한 실험에 가깝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채우고 법리적 오류를 바로잡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단하는 핵심적인 안전장치다.

여당의 주장과 달리 보완수사권 폐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냉담함을 넘어 극도의 불안감과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7월 14~16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3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1.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국민의 61%는 ‘경찰 견제와 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이 내세우는 ‘기소·수사 분리 원칙에 따른 전면 폐지’에 동조한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찬성보다 반대가 무려 세 배 가까이 압도적인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유지(46%)와 폐지(39%)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며, 정치적 중심을 잡는 중도층에서는 유지론이 64%로 폐지론(23%)을 압도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민심의 흐름은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입증된다. 썸트렌드(SomeTrend)가 진행한 ‘보완수사권’ 관련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7월 1~22일)에 따르면, 대중의 마음을 지배하는 가장 거대한 키워드는 단연 ‘범죄’와 ‘피해 우려’였다. 국민들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사라진 자리에 범죄가 판을 치고 그 고통이 고스란히 일반 시민의 피해로 돌아올 것을 뼈저리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뒤를 이어 ‘증거인멸’, ‘부실부작용’, ‘오류’, ‘의혹’ 등 사법 체계의 마비를 걱정하는 단어들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들은 여당의 움직임을 법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과정이 아니라, 제도를 파괴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일방적 강행’이자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사회적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대중의 집단적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국민 여론이 이토록 완강하고 빅데이터 지표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당권 주자들이 앞 다투어 보완수사권 폐지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면에는 극단적인 정략적 속셈과 권력욕이 도사리고 있다. 8·17 전당대회를 앞둔 현재, 민주당 내부의 당권 주자들은 당심(黨心)을 장악하기 위해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선동적 과제를 던져야만 하는 처지다. 이들에게 국민 전체의 안전이나 형사사법 체계의 합리성은 안중에도 없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수단인 ‘검찰 개혁’이라는 이념적 선명성 경쟁에 매몰되어, 민심과 정반대되는 극단적인 아집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天心)이라 했다. 보완수사권 유지를 원하는 61%의 준엄한 민심과, 범죄와 피해를 우려하는 빅데이터의 통곡 소리를 외면하는 정치는 결코 오래 갈 수 없다. 이제 결단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몫이다.

이 대통령은 민심의 거대한 거부 지표를 무겁게 받아들여, 국회가 위헌적이고 일방적인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인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만이 국익을 지키고 국민을 범죄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대통령 본연의 책무를 다하는 길이다. 천심을 거스르는 정치 세력에게 내일은 없다. 민심은 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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