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대한민국 제조 AI 중심으로!] (18) 포인랩

조고운 2026. 7. 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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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손잡고… 숙련공 노하우 ‘디지털 자산’으로!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플랫폼 ‘엑신’ 개발 기존 공장 시스템과 연동해 데이터 통합하고

창원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12명의 작업자가 제품을 하나하나 눈으로 살피던 검사 공정은 이제 2명이 자동화 라인을 관리한다. 카메라가 제품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미세한 흠집과 조립 불량을 실시간으로 판독한다. 검사 속도는 70% 빨라졌고 정확도는 99%를 넘는다. 사람을 줄이기 위한 자동화가 아니라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린 제조 혁신이다.

제조업 특화 AI 플랫폼 제작 업체인 ‘포인랩’ 김창순 대표가 창원시 의창구 본사 사무실에서 엑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제조업 특화 AI 플랫폼 제작 업체인 ‘포인랩’ 김창순 대표가 창원시 의창구 본사 사무실에서 엑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2024년 6월 창원에서 설립된 포인랩은 제조업의 AI 전환(AX)을 지원하는 제조 특화 AI 플랫폼 기업이다. 비전검사와 설비 예지보전, 생산 최적화 등 제조 현장에서 활용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시에 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해 기업들이 AI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플랫폼 ‘엑신(AXIN)’ 개발에도 나서며 자율 제조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김창순 대표는 “포인랩은 단순히 AI 기술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기업의 경쟁력으로 바꾸고, 숙련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디지털 자산으로 만드는 기업”이라며 “사람과 AI가 함께 성장하는 제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조 특화 AI 업체인 포인랩 창업 멤버인 박진제(왼쪽부터) 본부장, 김창순 대표이사, 다어반권 팀장, 오석민 연구소장이 회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조 특화 AI 업체인 포인랩 창업 멤버인 박진제(왼쪽부터) 본부장, 김창순 대표이사, 다어반권 팀장, 오석민 연구소장이 회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남에서 제조 AI 혁신을 꿈꾸다 = 포인랩이 제조 특화 AI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제조업은 생산과 품질, 설비, 물류 등 전 공정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AI를 적용했을 때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 원가 절감 등 성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제조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숙련자의 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축적하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창원에서 일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남은 자동차와 기계, 조선, 방산, 항공 등 국내 대표 제조기업이 밀집해 제조 AI를 검증하기에 가장 적합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AI는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좋은 AI는 결국 현장의 경험에서 나온다는 것이 김 대표의 판단이었다.

물론 지역에서 AI 기업을 운영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제조기업은 가까이에 있었지만 AI 전문 인력과 투자 환경은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우수 개발자를 확보하고 투자 기회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포인랩은 경남도와 함께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에 참여하며 지역 AI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경남은 제조 AI를 실험하기 가장 좋은 지역이지만 AI 생태계는 아직 성장 단계”라며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제조기업, AI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창원이 대한민국 제조 AI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특화 AI 플랫폼 제작 업체인 ‘포인랩’ 김창순 대표가 창원시 의창구 본사 사무실에서 엑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제조업 특화 AI 플랫폼 제작 업체인 ‘포인랩’ 김창순 대표가 창원시 의창구 본사 사무실에서 엑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현장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제조 AI는 기업마다 다른 설비와 공정, 작업 방식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만큼 현장이 중요하다. 이에 포인랩은 창업 초기부터 생산라인에 직접 들어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작업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기술을 고도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 대표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현장의 신뢰를 얻는 일이 더 어려웠다”며 “작은 성공 사례를 하나씩 만들며 고객과 함께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은 공급 기업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포인랩의 제조 AI 솔루션은 2024년 정아정밀과 신평산업 등 4개 기업에서 첫 실증을 시작한 뒤, 지난해 포스코와 우성기업, 중소조선연구원 등 8개 기업으로 확대됐다. 적용 분야도 자동차부품에서 철강, 조선기자재, 방산, 항공 분야까지 넓어지고 있다. 포인랩은 새로운 고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공정에서 성과를 입증한 뒤 다른 생산라인으로 확산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제조 AI는 화려한 기술보다 현장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장에서 성과가 확인되면서 다른 기업의 도입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 사례가 자동차부품 제조기업의 AI 비전검사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육안으로 검사하던 공정을 AI 기반 자동검사로 전환하면서 검사 속도는 약 70% 향상됐고 정확도는 99%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 클레임이 줄었고 12명이 담당하던 검사 공정은 2명이 관리하는 자동화 라인으로 바뀌었다. AI 생산 스케줄링 시스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납기 일정과 설비 가동률, 공정 순서를 종합 분석해 생산계획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면서 설비 가동률은 약 15% 향상됐고 생산 리드타임은 약 20% 단축됐다. 설비 예지보전 시스템 역시 진동과 전류, 온도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면서 생산 중단 위험과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있다.

또 현장 실증과 함께 제조 AI 핵심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확보도 병행하고 있다. 비전검사와 AI 플랫폼 관련 기술을 중심으로 특허를 출원·등록하며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 제조 플랫폼 개발도 고도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성과로 제조 현장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만 해도 기업들은 ‘AI가 정말 우리 공장에서도 가능하냐’고 물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우리 회사는 어디부터 시작하면 되느냐’는 질문이 더 많다”며 “질문이 바뀌었다는 것은 제조 현장이 AI를 검토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도입하고 활용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는 AI 활용 능력이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특화 AI 플랫폼 제작 업체인 ‘포인랩’ 김창순 대표가 창원시 의창구 본사 사무실에서 엑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제조업 특화 AI 플랫폼 제작 업체인 ‘포인랩’ 김창순 대표가 창원시 의창구 본사 사무실에서 엑신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제조 AI 플랫폼 ‘엑신’이 여는 미래= 포인랩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개별 AI 솔루션 기업이 아니라 제조 AI 플랫폼 기업이다. 최근 CES 2026에서 공개한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플랫폼 ‘엑신(AXIN)’은 생산과 품질, 설비, 에너지, 물류 등 각 영역의 AI 에이전트가 협업해 공장 운영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MES·ERP·PLC 등 공장 시스템과 연동해 데이터를 통합하고, 작업자는 자연어만으로 생산 현황을 분석하거나 운영 방안을 제안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노코드(No-Code) 기반으로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포인랩은 CES 2026에서 제조 AI 에이전트 플랫폼 ‘AXIN’을 처음 공개한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 제안과 기술 문의가 이어지면서, 지역에서 개발한 제조 AI 기술도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이 자율 제조를 ‘사람이 없는 공장’으로 생각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미래는 다르다”며 “반복적인 일은 AI가 맡고 사람은 더 가치 있는 판단과 새로운 개선에 집중하는 공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설비를 보유했느냐보다 AI와 얼마나 효과적으로 협업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경남이 대한민국 제조 AI 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답을 찾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글= 조고운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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