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방시혁·강호동… 유력 인사 수사 계속 늘어져

김영준 기자 2026. 7. 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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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의지·역량에 의심 자초”

오는 10월 검찰청이 해체되면서 유력 정치인이나 경제인 관련 부패 사건 수사도 경찰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수사 지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거나 여론을 살피면서 수사 속도가 늦춰진다는 지적과 함께 수사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낳는다. 법조계에선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 지연은 경찰의 수사 의지와 역량에 국민적 불신을 낳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소속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 사건이다. 경찰은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을 때 불거진 ‘공천 헌금’ 등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배우자 서울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차남 특혜 채용 등 13가지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김 의원의 전직 보좌관 고소와 시민단체 고발 건을 모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지난 4월까지 김 의원을 7차례 불러 조사했는데, 수사 착수 10개월째를 맞은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이 여러 건이라 법리 검토 등에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집권당인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여권 실력자로 꼽힌 김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말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경찰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의 1900억원대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수사도 1년 넘게 끌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024년 말 방 의장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고 지난해 6~7월 한국거래소와 하이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방 의장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반려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경찰의 금융 범죄 수사력이나 법리 적용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검찰과 생각이 다른 측면이 있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뇌물 수수 혐의와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부정 청약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작년 9월 강 회장이 1억원대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지만 10개월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강 회장 소환 조사도 수사 착수 6개월 만인 지난 4월에야 이뤄졌다. 이혜훈씨가 서울 서초구 반포 원펜타스 아파트를 부정 청약받았다는 사건은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지난 2월 방배경찰서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 이 의혹을 제기했던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내가 경찰에 찾아가 참고인 조사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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