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6·25 참전용사”…에티오피아 후손들, 광화문서 합창 공연
감사의 정원서 서울 예술단과 합동 공연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강뉴부대’ 후손들로 이뤄진 ‘강뉴합창단’의 마크 군(14)은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연을 앞두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단원 블린 양(15)도 “뜻깊은 장소에 마련된 무대에 선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7시반경 광화문광장 내 ‘감사의 정원’에서 강뉴합창단과 서울시 대표 예술단이 함께하는 문화교류 공연 ‘그날의 용기, 오늘의 노래’를 개최했다. 감사의 정원은 6·25전쟁 참전국 기념 공간이다.
강뉴합창단은 2018년 국내 비정부기구(NGO)와 강뉴부대 참전용사 후손들이 함께 창단한 합창단이다. 합창단은 올해 참전 75주년을 맞아 지난달 22일부터 36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에 왔다. 이번 방한에는 참전용사인 테스파예 아스마마우 옹(95세)과 8~16세 청소년 단원 34명이 함께했다. 서울시는 “75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싸운 에티오피아 강뉴부대의 헌신을 기억하고, 전장에서 시작된 양국의 인연을 미래세대의 문화와 우정으로 이어가기 위해 마련했다”라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강뉴합창단은 ‘고향의 봄’과 ‘홀로아리랑’을 우리말로 노래하며 할아버지 세대가 지킨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과 자유·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시 어린이기자단과 강뉴합창단원이 꽃다발 증정식으로 양국의 우정과 희망을 미래세대로 이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에티오피아는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한 곳이다. ‘강뉴(Kagnew)’는 에티오피아어로 ‘적을 격파하다’, ‘혼돈에서 질서를 세우다’라는 뜻이다. 1951년 한국에 도착한 강뉴부대는 적근산 전투 등 중부 전선의 주요 전투에 투입됐고 정전 때까지 연인원 3518명이 참전했다. 전쟁고아를 위한 보육시설 ‘보화원’을 운영하는 등 대한민국 전후 재건에도 힘을 보탰다.
오 시장은 “참전국들이 지켜낸 자유 위에서 서울은 전 세계와 문화와 예술을 나누는 글로벌 도시로 성장했다”라며 “오늘 무대는 그날의 용기가 오늘의 노래가 되고, 참전의 인연이 미래세대의 우정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순간”이라고 했다.
송진호 기자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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