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탄도미사일 대응에 힘 합친 유럽… 우크라이나 등 10개국 ‘방어 연합’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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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올 들어 러시아 장거리 드론의 90%, 순항미사일 722발 중 80%를 격추했다.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유럽 9개국(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덴마크)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연합 결성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우려해온 유럽 9개국과 우크라이나는 7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통합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 결성에 합의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새로운 연합체는 참가국들이 이미 도입했거나 앞으로 도입할 예정인 유럽의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해 기존 방어 시스템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맞서 방어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축적한 독보적인 경험을 높이 평가한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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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7~9의 속도로 날아오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미국산 패트리엇-3(PAC-3) 요격미사일로만 격추할 수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의 PAC-3 요격미사일이 바닥났다. 이 사실을 잘 아는 러시아군은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였던 7월 2일 공격 당시 러시아군은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74발을 발사했고, 우크라이나군은 이중 24발만 요격했다. 결국 민간인 31명이 죽고 100여 명이 다쳤다.
전황이 악화하자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PAC-3 요격미사일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도 이란과의 전쟁으로 재고가 부족하다.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유럽 9개국(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덴마크)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연합 결성에 나섰다.
통합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 구축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4월 8일 미국과 이란이 휴전했을 때 미군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의 절반, PAC-3 요격미사일의 절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의 30%를 이미 사용한 상태였다. CSIS는 6월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미국이 PAC-3 요격미사일 비축량을 이란과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2030년 말, 사드는 2029년 말이 돼야 재고가 보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지난해 PAC-3 요격미사일을 620발 생산했던 미국 최대 방산 업체 록히드 마틴은 국방부와 합의해 생산량을 2030년까지 연간 2000발 수준으로 3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PAC-3 요격미사일 한 발 가격은 200만 달러(약 29억5700만 원)에 달한다. 마크 캔시언 CSIS 선임 연구원은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PAC-3 요격미사일을 1000발 이상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걸프 지역 동맹국들도 많은 양을 사용했고 우크라이나도 추가 공급을 원하고 있다. 유럽 각국과 대만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오는 등 수요가 엄청나다"고 밝혔다. 캔시언 연구원은 "밀린 주문 때문에 요격미사일을 실제로 받기까지 4~5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8일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PAC-3 요격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9개국, 프레이야 프로젝트 전격 합류
유럽 9개국은 당장 우크라이나가 추진 중인 '프레이야(FREYJA)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프레이야는 우크라이나 방산기업인 파이어 포인트가 개발하는 초저가 탄도미사일·드론 요격 체계를 말한다. 옛 소련 시절 S-300 요격 체제를 개량한 동체에 독일 방산업체 디힐 디펜스가 제작한 IRIS-T 공대공미사일의 적외선 영상 탐색기(Seeker)를 결합한 형태다. 특히 프레이야 시스템의 핵심인 요격미사일은 FP-7.x인데, 6월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FP-7.x는 고도 20㎞~25㎞ 사이의 종말 단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FP-7.x의 발당 제작비용은 PAC-3 요격미사일의 5분의 1 수준인 70만 달러(약10억3600만 원) 정도다. 미국 패트리엇과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체계인 천궁-II(M-SAM2)의 경우 직접 충돌(hit-to-kill) 방식으로 탄도미사일을 타격한다. 반면 프레이야의 요격미사일은 표적 가까운 곳까지 도달해 근접 신관을 통해 폭발 파편으로 적 미사일을 격추한다.유럽 국가들이 프레이야 개발 프로젝트에 전격 합류한 이유는 PAC-3 요격미사일의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레이야는 올해 하반기 시범 양산, 2027년 초 실전 요격 능력 테스트 등을 거쳐 12개월 내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방산 기업들이 조립식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여 업체로는 유로삼, 레오나르도, 탈레스, 사브 등 12개 업체가 거론된다.
유럽 국가들은 이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미국산 무기 의존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프레이야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커질 유럽 요격미사일 시장의 주도권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경제적 의도도 있다. 향후 10년간 유럽 요격 미사일 시장 규모는 150억 달러(약 22조2100억 원)로 추산된다.

스칼프는 프랑스와 영국이 공동 개발한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로, 영국명은 스톰 섀도다. 수출형은 사거리 250㎞, 내수형은 최대 560㎞다. 영국과 프랑스는 2023년 5월과 7월 우크라이나에 스톰 섀도와 스칼프 미사일을 제공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옛 소련제 수호이 전투기에 탑재해 동부와 남부의 러시아 점령지역 내 군사시설 등을 타격하는 데 사용해 왔다.
프랑스는 또 프레이야 실전 배치 이전에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샘프티(SAMP/T) 4개 포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한 SAMP/T는 중장거리 지대공 방공체계로, 핵심인 요격미사일 '아스테르-30'은 최고 속도 마하 4.5, 사거리 120㎞로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SAMP/T 시스템을 실전에 배치하는 최초의 국가가 됐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아스테르 30' 요격 미사일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프랑스는 또 자국의 최신예 라팔 전투기 16대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EU 회원국들로부터 부품 등을 제공받아 드론 생산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의 정신은 특별하며, 그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는 '네즐람니스트'(Nezlamnist·불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곧 유럽"이라고 EU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동 생산 협정 체결을 높이 평가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EU의 900억 유로(약 151조9900억 원) 대출금 가운데 드론·미사일과 전투기 조달에 100억 유로(약 16조8900억 원)를 사용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드론 지원에는 10억 유로(약 1조6900억 원)가 집행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처음으로 전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현재 연간 1000만 대의 드론 생산 규모를 2000만 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침공과 안보위협에 동병상련 입장이었던 유럽 국가들과 우크라이나가 하나로 뭉치고 있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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