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동맹’과 멀어지는 李정부[이미숙의 시론]

2026. 7. 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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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 2년 차 캐치프레이즈로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취임 1주년 회견 때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세계 어느 나라도 대체할 수 없는 초격차 산업 및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대체불가 대한민국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이 미·중 충돌의 격변기에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북·중·러에 기웃거리지 말고 한미동맹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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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李 대통령의 글로벌 K 자부심
대체불가 K 비전 실현 위해선
동맹에 기반한 외교력이 관건
북·중·러 도발 행태 눈감은 채
전작권 조기 전환 몰이는 위험
대미투자로 경제·안보 다져야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 2년 차 캐치프레이즈로 등장했다. 대선 및 집권 1년 차 때의 ‘진짜 대한민국’ 슬로건은 흑백 논리적 접근이라서 설득력이 떨어졌지만, 대체불가 대한민국은 ‘국뽕적’ 뉘앙스에도 불구하고 호소력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취임 1주년 회견 때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세계 어느 나라도 대체할 수 없는 초격차 산업 및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대체불가 대한민국 비전을 제시했다.

코리아 브랜드에 대한 세계적 열광을 고려할 때, 국정 최고책임자인 이 대통령의 ‘K자부심’은 이해할 만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메모리 점유율이 60%에 달해 K반도체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는 독일에 밀렸지만, K조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손을 내밀 정도로 품질과 가성비가 최고고, K방산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결승전을 빛낸 BTS는 글로벌 팝 시장에서 대체불가 K시대를 연 아티스트다.

이 대통령의 대체불가 K 국정 비전이 현실화한다면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AI 시대 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한미동맹 공조를 바탕으로 외교력을 강화하는 게 관건이다. 그러나 이 정부가 경제적 실용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국수주의적이고 이념적인 태도로 동맹 갈등을 자초하고, 유엔대표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표부 등 핵심 공관의 특임대사를 정실 인사로 채우는 것을 보면, 대체불가 대한민국도 그저 일시적인 정치 구호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쿠팡 갈등 방치가 대표적이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정부의 제재 이후 미 의회와 백악관·국무부가 개입하며 외교 문제가 됐다. 강경화 주미 대사가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현지 기류를 전했다는 데서 그런 심각성이 드러난다. 쿠팡이란 꼬리가 한미관계 전체를 흔들지 않도록 외교적 진화에 나서야 한다. 쿠팡의 로비로 인해 한미 불신이 깊어지면 원전 연료 농축 및 원자력잠수함 건조는 물 건너간다.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미국 기업 쿠팡이 한미동맹의 상징이 되도록 퇴로를 열어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성장 엔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주영·주미 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명예교수는 ‘한국 경제성장의 정치 경제학’에서 ‘한국의 성장은 세계사의 기적과 같다’며 ‘그 배경엔 미국이 있다’고 했다. ‘조선 왕조 500년간 연평균 성장이 0%에 가까웠던 나라가 한미동맹으로 국가 발전 모멘텀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만큼 미국 지원을 받은 나라는 드물다’고 썼다. 1946∼1978년 한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군사 원조액은 126억 달러인데 같은 기간 아프리카 55개국 원조금은 총 69억 달러다. 최빈국 한국이 선진국이 된 배경엔 ‘대체불가 미국’이 있었던 것이다.

미국·이란 전쟁이 재점화하면서 중동 정세는 점점 혼미해지고 있다. 북·중·러의 군사적 밀착이 심해지는 가운데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면서 태평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까지 강행했다. 대외 정세가 소용돌이칠수록 한미동맹이 견고해야 안보와 경제가 흔들리지 않는데 이 정부는 거꾸로 간다. 북·중·러의 도발적 행태엔 입을 꾹 닫은 채 한미 정례 군사훈련은 축소하고,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압박하며 동맹 분란을 자초한다. 국방부는 육·해·공 사관학교 통합을 밀어붙이며 군 조직까지 흔든다.

2020년대는 미·중 전략경쟁 심화로 가장 위험한 10년이 될 것이라고 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 주장으로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반중몰이 포문을 열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내년 중국공산당 당대회에 앞서 대만 공략 등 군사적 위력을 과시할 것이고, 내후년엔 미국 대선이 있다. 이 대통령이 미·중 충돌의 격변기에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북·중·러에 기웃거리지 말고 한미동맹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경주 한미 정상회담 때 합의한 대미투자 3500억 달러가 양국의 경제·안보를 돈독히 하는 방파제가 되도록 하는 게 진짜 국익 우선 실용주의이다.

이미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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