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사우디 항구 이용 선박은 다 표적”… 아랍연합군 “해적 행위 강력 대응”

파리/원선우 특파원 2026. 7. 2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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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에 열흘째 대규모 공습
이란 대통령 “전면전 치르는 중”
중재국, 양측에 열흘 휴전안 제안
지난 17일 예멘 사나에서 친이란 무장 단체 후티 반군의 지지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항만 및 공항 봉쇄 조치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이 20일(현지 시각) 이란에 열흘째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이란 역시 ‘전면전’을 선포하며 중동 국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을 이어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무장 단체 후티의 홍해 봉쇄 움직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도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 대전’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가 20일 이란을 공습하는 장면. /미 중부사령부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최고사령관(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란을 대상으로 새로운 공습을 개시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과 에너지 거점 케슘섬을 비롯해 차바하르, 반다르아바스, 시리크 등 이란 전역의 요충지를 광범위하게 타격했다. 트럼프는 최근 미군 병사 3명이 이란의 공격으로 전사한 데 대해 “이란이 미군 병사를 한 명 죽일 때마다 몇 배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금 이란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며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쿠웨이트 미군 기지와 에너지·담수화 시설을 표적 타격했다. 이란군은 “지대지 미사일을 사용해 쿠웨이트 아리프잔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 시스템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선박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1일까지 오만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이 발사체에 맞았고, 선박 세 척에서 화재·폭발이 잇따랐다. 모두 이란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후티는 이날 글로벌 해운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사우디 모든 항구에서 선박 화물 선적·하역을 금지한다”며 “어느 위치에서든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상 사우디 항구를 이용하지 말라고 위협 강도를 높인 것이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키 소장은 “합동사령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인도법과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후티의 모든 위협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이자 해적 행위”라고 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에서 아라비아해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사우디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이 항로를 원유 수출 대체 경로로 활용해 왔다. 후티의 봉쇄로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행에 지장이 생길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파키스탄·카타르 등 중재국은 물밑에서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파키스탄 관리들과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이란에 미국과의 열흘간의 휴전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미국 정부가 중재국이 전달한 열흘간의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휴전안에는 양측이 교전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뒤, 향후 해협 통행 방식에 대해 논의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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