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안 쓴 법 끄집어내… 트럼프, 캐나다에 50% 관세
무역법 338조 관세 조항 적용
글로벌 관세 10% 만료 앞두고
각국에 새 관세 부과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최우방국인 캐나다 일부 제품에 추가로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을 앞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글로벌 관세 문제에 또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와인, 하키 스틱, 시멘트 등 일부 캐나다산 상품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관세는 서명한 후 30일 뒤 발효되며 약 200억달러(약 29조58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상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이 캐나다에서 수입한 규모는 3830억달러(약 556조6000억원)다.
이번 관세는 1930년 제정된 무역법 제338조를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에 따르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국가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백악관은 “미국산 제품을 차별적으로 대우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했다. 캐나다가 미국 자동차 기업에게 캐나다에서 생산하도록 투자를 요구하며, 일부 캐나다 주(州)에서 미국산 주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실제 관세 부과에 사용된 적은 없는 조항이라는 점에서 이례적 조치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잘 알려지지도 않은 조항”이라고 했다.
새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과 캐나다가 2018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한 USMCA 재협상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은 멕시코와 양자 논의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캐나다와 협상은 우선순위에서 미뤄둔 상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이번 관세는 현재 맺고 있는 USMCA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추가 관세가 오히려) 미국 가계의 비용을 증가시킨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최근 발생한 캐나다의 대규모 산불 탓이라며, 미 동부 지역이 연기에 뒤덮이며 직격탄을 입자 트럼프가 “관세를 물려야 한다”고 한 발언과 연관 지어 해석하기도 했다. 미국에 피해를 입힌 데 따른 보복을 관세 부과로 갈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정부는 “산불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관세는 미국이 각국을 상대로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24일 만료를 앞두고 부과된 만큼,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관세를 도다시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4월 부과한 상호 관세가 지난 2월 미 연방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나자 트럼프 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 관세는 최장 150일 동안 적용할 수 있어, 무역대표부(USTR)는 국가·산업별 관세 도입을 위해 강력하고 포괄적인 무역법 301조를 적용할 방법을 논의해왔다. 미 정부가 높은 수준의 관세를 다시 부과할 경우 글로벌 경제가 충격을 받고 각국의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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