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유 재고 사상 최저” “홍해 봉쇄”… 다시 거세지는 ‘3高 파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무장세력 후티 반군은 20일 홍해 봉쇄를 선언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운송로인 홍해와 아라비아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막히면 세계 원유 공급량의 7%가 감소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지난달 미국 전략비축유 재고는 1983년 이후 4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동 전쟁으로 세계 원유 육상 재고량이 사상 최저 수준인데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원유 수송로가 모두 봉쇄되는 ‘이중 악재’까지 터지면 현재 배럴당 90달러 수준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석 달 전 전쟁 초기 수준인 12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맹공격으로 군 지휘부가 타격을 받고 상당수 군사 자산을 잃었지만 항전 의지를 놓지 않고 있다. 미 정보 당국은 중동 상황이 당분간 평화도, 전면전도 아닌 장기적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가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처럼 원유 수입량의 90%를 중동에 의존하던 일본은 이미 미국 원유 수입 비중을 10배 가까이 늘리는 등 호르무즈 해협 밖에서 원유를 전량 조달하도록 공급망을 전환했다. 우리도 7∼8월 국내 도입 원유를 전년 평균의 110% 이상 확보하고 9월 도입 예정 물량도 90% 이상 마련했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중동 위기 장기화를 대비해 석유 공급망과 느슨해진 단계별 수요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겨울철 연료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 이후까지 대비해야 한다.
중동 위기는 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으로 이어진다. 고유가-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고(高) 파도’가 다시 거세질 수 있는 만큼 물가 관리 등 위기 대응 체계의 고삐를 다시 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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