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항구 선박 활동 금지”…후티 반군, 해운사들에 경고
사우디 격앙…군사 충돌 가능성
세계 경제 ‘대동맥’ 치명타 우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봉쇄를 선언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에 맞서며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선이 중동 남서부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전날 다수의 해운회사들에 전자우편을 보내 “모든 사우디아라비아 항구에서 선박의 화물 적재와 하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활동은 위반 선박을 제재 위험에 노출할 것”이라며 “예멘군의 작전 반경 내 어느 위치에서든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멘 사나에 본부를 둔 후티 산하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OCC) 명의로 발송된 우편에는 “모든 거래에서 상당한 주의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 준장은 지난 20일 TV 성명을 통해 “범죄 국가인 사우디 적들을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봉쇄에는 봉쇄로, 모든 사태 악화에는 사태 악화로 대응하겠다”며 이번 봉쇄가 사우디의 예멘 공항 폭격 등에 맞선 보복 차원이라고 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군의 대변인 투르키 알말키 소장은 “합동사령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인도법과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부합하는 모든 단호하고 결연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군사적 대응을 배제하지 않았다.
후티의 봉쇄는 홍해의 관문인 아라비아반도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차단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들은 2023년 가자지구 전쟁 중에도 이 해협을 오가는 선박 100여척에 공격을 가했다. 이 해협이 막힐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다. 사우디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후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이곳을 우회로로 활용해왔다. 알자지라방송은 “세계 원유·가스 공급의 4분의 1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이란 전쟁으로 높아진 역내 긴장이 중동 남서부로 번질 수 있다. 양국이 최근 휴전 합의를 깨고 공습을 주고받고 있으며, 이란은 역내 미국 동맹국들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하고 있다. 카타르 도하연구원의 이브라힘 프라이하트 연구원은 알자지라에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미·이란 전쟁 첫날부터 이미 화약고 위에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분쟁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도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최민지·백민정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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