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전 형사과장 “국수본, 사건 병합 막았다”

오지현 기자 2026. 7. 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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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서 일반살인 송치 지시 부인
살인·성폭행 사건 병합 세 차례 건의
수사팀 “국수본 지침 따라 수사” 진술
검찰·특수단, 국수본 동시 압수수색
‘장윤기 사건’ 초동수사 부실·유착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이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조영권 기자
‘이채원양 살해범’ 장윤기(23) 사건 초동수사 부실·유착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측이 21일 “국가수사본부로부터 장씨의 외국인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병합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가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검찰과 경찰이 국가수사본부를 동시 압수수색하면서 사건 초기 보고·지휘 체계와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수사도 경찰청 본청으로 확대됐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광산서 형사과장 A경정은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오전 10시30분께 법정에 출석한 A경정은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부당한 지시는 없었고, 나 또한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실수사 논란으로 이어져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영장실질심사는 약 1시간35분 만에 종료됐다. A경정은 심사를 마치고 경찰 호송차로 이동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A경정 측 변호인은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건 발생 이튿날인 5월6일부터 닷새 사이 외국인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세 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병합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경정은 병합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후에도 외국인 여성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경북 지역으로 수사대를 보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여부 확인을 위한 수사를 계속했다”고 해명했다.

또 “경찰 구속기간 내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송치 보고서에는 ‘강간 등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기재하도록 지시했다”며 A경정이 장윤기 수사 과정에서 일반 살인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도 부인했다.

앞서 장윤기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다수 경찰관들도 광산경찰서가 주요 수사 상황을 국가수사본부에 보고하고, 국수본 지침에 따라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에서는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의견도 있었지만, 국수본이 “자백 등 직접 증거가 없으니 신중하게 처리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수사 방향이 달라졌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A경정이 당시 수사를 지휘하면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음에도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도록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성범죄 목적 범행을 뒷받침할 주요 증거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등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지휘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장윤기 사건과 관련한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에 나섰다.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 6시15분부터 공무상비밀누설 및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와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도 같은 날 오전 7시30분부터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과 특별수사단은 각각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당시 국가수사본부의 보고·지휘 체계와 병합수사 검토 및 사건 처리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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