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백' 무혐의 검사 녹취 입수...김건희 봐준 '법 기술'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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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알선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씨의 부인 김건희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김건희 씨의 여러 혐의 중에는 최재영 목사 사이에 벌어진 알선수재 사건, 일명 '디올백 수수' 사건이 포함돼 있다.
'디올백 사건'의 핵심 쟁점은 최 목사가 건넨 금품과 김건희 씨가 받은 청탁 사이에 윤석열의 직무와 연관된 '대가성'이 있는가다.
법원은 김건희 씨의 판결문에 "최 목사가 김건희 씨에게 디올백 등 금품을 교부한 것은 대통령 등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알선을 명목으로 한 것이고, 김 씨도 이를 인식하면서 수수하였으므로 대가관계도 인정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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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알선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씨의 부인 김건희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김건희 씨의 여러 혐의 중에는 최재영 목사 사이에 벌어진 알선수재 사건, 일명 '디올백 수수' 사건이 포함돼 있다.
디올백 사건은 최 목사가 김건희 씨에게 각종 금품을 건네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 씨의 직무와 관련한 여러 청탁을 했다는 게 골자다. 이 사건 수사를 맡은 검찰은 지난 2024년 10월 김건희 씨를 불기소 처분했는데, 약 2년이 흐른 후 검찰의 판단과 정반대의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이다.
검찰이 김건희 씨를 불기소할 당시 진행된 김건희 수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최 목사 측은 "검사가 청탁이 없었다는 진술을 유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렇다면 검찰의 디올백 사건 초동 수사 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뉴스타파는 최 목사가 제기한 의혹을 풀어줄 만한 단서가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4차례 금품-9차례 청탁’ 오간 ‘김건희 디올백 수수’ 사건
김건희 씨의 디올백 사건은 단순히 김건희 씨가 디올백을 받는 모습이 포착된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디올백 사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금품과 청탁이 오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최 목사와 김건희 씨는 동향이라는 점을 매개로 연락을 주고받다,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씨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처음 대면했다. 취임식 전후로 최 목사는 김건희 씨에게 4차례 금품을 건네고, 9가지 청탁을 했다.
최 목사가 김건희 씨에게 건넨 금품은 ▲2022년 6월20일 28만원 상당의 샤넬 가브리엘 에센스 향수 1개와 151만원 상당의 사넬 화장품 세트 ▲2022년 7월23일 7만원 상당 전통주 1병 ▲2022년 8월 19일 30만원 상당 양주 1병 및 램프 1개 ▲2022년 9월 13일 300만원 상당 디올백 1점이다.
김건희 씨가 최 목사로부터 받은 청탁은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만찬 초대 ▲2022년 5월 19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 만찬 초대 ▲2022년 5월 27일~7월 11일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이 진행하는 민간 외교사절단 행사에 대통령 부부의 참석 ▲2022년 6월 20일 김창준 전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2022년 7월 17일~ 8월 10일 자신의 대통령실 특강 개최 ▲2022년 7월 29일 후배작가 미술작품 대통령 공관 배치 ▲22년 9월 4일 친형에 대한 대통령실 추석선물 제공 ▲2022년 10월 17일 김창준 전 의원 국립묘지 안장 ▲2023년 7월~9월 통일TV 송출 재개 등이다.
“자문위원 이슈 가버렸고, 바이든도 끝난 이슈” 사건 칼질 정황
'디올백 사건'의 핵심 쟁점은 최 목사가 건넨 금품과 김건희 씨가 받은 청탁 사이에 윤석열의 직무와 연관된 '대가성'이 있는가다. 김건희 씨의 경우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 씨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해야 알선수재 범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입수한 2024년 5월 31일 최 목사의 검찰 피의자 조사 당시 녹음파일에 따르면, 조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소속 A검사가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의 전제를 깔고 최 목사에게 질문하는 듯한 내용이 등장한다.
A검사는 최 목사에게 질문을 건네기에 앞서 금품을 건넨 시기와 청탁을 한 시기를 자신이 임의로 나눠 대가관계를 부정했다. 연이어 이어진 청탁과 금품의 연쇄를 쪼개어 나누어버리는 ‘법 기술’을 통해 청탁과 금품의 연관성을 지워버린 것이다.
● A검사 : 자문위원 이슈는 벌써 6월달에 이미 가버렸고, 그 다음 뭐 저기 뭐냐 바이든 만찬도 사실은 시기를 놓친 끝난 이슈지 않습니까? 그래버리고 그 다음 뭐냐, 무슨 여사 면담, 이건 뭐 사실은 여사에 관한 것이니까 뭐, 그것도 사실은 7월달 지났으니까 킬 해버리고. 9월 13일에 어떤 뭐 대통령이나 여사의 직무, 뭐 여사는 사실 공무원이 아니니까, 대통령의 어떤 직무에 대해서 요 선물을 줌으로써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 이슈가 있었습니까?"
- A검사-최재영 목사 녹음파일 (2024. 5. 31.)
그러나 최 목사는 청탁의 목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취재를 위한 언더커버의 목적이 있었지만, 청탁의 의미도 있었다는 것이다.
○ 최재영 목사 : 디올백을 줄 때는 이미 우리가 이제 언더커버가 한참 진행 중이었고, 이미 그 앞 전에 촬영을 했잖아요. 두 차례나 소주 아니 저기 양주 들어가고, 뭐 램프 들어가고 할 때 했고, (중략) 두번째는 이제 제가 의도적으로 청탁을, 샤넬 화장품 준 날 집에 돌아가면서부터 작정을 했기 때문에 청탁의 의미도 있는 건 사실이었어요."
- A검사-최재영 목사 녹음파일 (2024. 5. 31.)
최 목사가 청탁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하자, A검사는 '청탁이 아닌 이유'를 강변했다.
● A검사 : “뭐가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아무튼 잘해줘라는 청탁은 없어요. 엄청 콕 찍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통의 양해나 인식이 있어야 되거든요. 수많은 재판에서 뇌물죄들이 유죄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 이걸 유죄로 인정을 하려면 양쪽이 인식을 하고 있어야 돼요. 디올백을 주실 때 김건희 여사가 이 양반들이 날, 이 분은 공무원은 아니니까 이걸 주시는 목사님이 내 남편에게 어떤 직무에 관련해서 이걸 주는 걸까라는 인식을 하실 수 있어야…”
- A검사-최재영 목사 녹음파일 (2024. 5. 31.)
한참동안 A검사의 설명을 들은 최 목사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없는 것"이라고 했다.
● A검사 : 여사님 입장에서 이해를 할 수 있는 이슈가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이제 계속 묻는 거죠. 그래서 도대체 이게 여사님이 그 당시에 뭐 왜.. 통일TV 같은 경우는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이게 1월 달에 터져 버렸단 말이에요. 23년 1월에 그러고 뭐냐 그 국립묘지 이것도 보니깐 10월 달 이슈인거 같더라고요. 그럼 9월 13일 정도에 요걸 받으면 우리 남편 직무 때문에 남편 일 때문에 받는 거구나 이런 식으로 할만한 어떤 현안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현안이 혹시 뭐가 있었나? 그래야 저희도 이제 앞으로 나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계속 이제 목사님 이야기하시는거나 또 다른 분들이 의혹제기 하는걸 계속해서 살펴보는 건데. 그런 부분이 어쨌든 그렇습니다 뭐 변호사님하고 상의를 해보셔도 될 문제이지만 결국은 쌍방이 인식이 있어야 됩니다. '저 사람이 요거 때문에 주는구나, OK 나도 저것 때문에 주는거야' 그게 없으면 뭔가 이게 굉장히 뭔가 앙꼬 없는 찐빵 같은 그런 느낌이 돼버려서.
- A검사-최재영 목사 녹음파일 (2024. 5. 31.)
최 목사가 재차 "그래도 청탁이 있기는 했다"고 주장하려 하자, A검사가 대가성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 최재영 목사 : 이제 청탁이라고 하는 거는 뭐 제가 김창준 의원 것부터 통일TV까지 쭉 연결 연결은 되지만, 요 시점 바로 직전이나 직후로 봤을 때는 뭐 딴 연결고리는 없어서 그렇긴 해도..."
● A검사 : 저희가 그러니까 이 사람이 주면 넙죽넙죽 받는다 라는 거랑, 이게 약간 그 넙죽넙죽 받는 거랑 별개로, 받을 때 그런 어떤 그런 이슈가 있었느냐는 약간 좀 다른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은 듭니다
- A검사-최재영 목사 녹음파일 (2024. 5. 31.)
약 10분간 이어진 A검사와 최 목사의 대화. 최 목사의 피의자 신문 조서에는 한 차례 문답으로 정리돼 있다. 심지어 A검사가 최 목사에게 대가성이 없어 보인다고 스스로 전제하는 듯 발언한 사실은 빠져있다.
문 : 피의자가 전달해준 디올 가방 등 물품들에 대하여 김건희 여사가 김건희 여사의 배우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어떤 직무수행과 관련해 제공되는 것임을 피의자와 함께 인식하거나 양해하고 있었다는 입장인가요?
답 :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당시에는 저나 김건희 여사는 제가 제공하는 디올 가방이 대통령의 어떤 직무와 관련된다는 것을 인식할만한 이슈는 없었습니다.
- 최재영 목사 피의자 신문조서. (2024. 5. 31.)
법원 "금품과 청탁 매우 밀접하게 결합" 검찰과 정반대 판단
그러나 지난 6월 법원이 내린 판단은 A검사가 최 목사를 조사할 때의 판단과는 완전히 달랐다.
법원은 김건희 씨의 판결문에 "최 목사가 김건희 씨에게 디올백 등 금품을 교부한 것은 대통령 등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알선을 명목으로 한 것이고, 김 씨도 이를 인식하면서 수수하였으므로 대가관계도 인정된다"고 적었다.
A검사가 지난 이슈로 치부했던 국정자문위원 임명 청탁 등은 전부 당시 대통령이었던 윤석열 씨의 직무에 속하는 청탁이었던 것이란 판단이 나왔다.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청탁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관한 명백한 알선 청탁에 해당하고, 민간외교사절단 접견 요청 및 대통령과의 동반 참석 요구는 대통령 배우자의 공적 지위를 매개로 대통령의 대외적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서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이다.
- 김건희 씨 1심 판결문. (2026. 6. 26.)
A검사가 금품 제공과 청탁 사이의 시점이 연결돼 있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짧은 기간 선물과 청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A검사가 ‘법기술’을 부려 쪼개 버린 청탁과 금품 교부의 밀접한 연쇄를 다시 이어붙이자 대가성도 다시 살아났다.
샤넬 화장품 세트 교부(2022년 6월20일) 당일 민간외교 사절단 접견 및 김창준 국정자문위원 임명 청탁/ 주류 서적 교부(2022년 7월23일) 전후로 특강 청탁 및 공관 미술작품 배치 청탁/디올 가방 교부(2022년 9월13일) 교부 직전 친형 명절 선물 청탁 각 금품 교부의 전후로 새로운 청탁이 이어지거나 기존 청탁의 실현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계속된 점에 비추어 보면, 금품 교부와 청탁이 시기적 상황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결합돼 있음이 인정된다.
- 김건희 씨 1심 판결문. (2026. 6. 26.)
결국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이 무색해진 상황, 검찰이 김건희 씨를 봐주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뉴스타파는 A검사에게 최 목사를 조사할 당시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조사 당시 대화 내용과 조서 내용에 차이가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취재 : 김태현
디자인 : 이도현
출판 : 임승은
뉴스타파 김태현 taehyun13@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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