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초진에도 “집에 못 간다”…주민들 대피소 못 떠나

정슬기 기자 2026. 7. 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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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초진 이후에도 귀가 못 한 주민들…“독한 연기 냄새에 엄두도 못 내”
임시대피소 187명 생활…의료진 건강 관리·병원 이송 지속
잔불 정리·안전 점검 계속…대피소 운영 종료 시점 미정
▲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초진되며 국가소방동원령이 일부 해제된 21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서 소방관계자들이 궂은 폭우를 맞으며 현장을 정비하고 있다./김경민기자 time20406@incheonilbo.com

"숨을 쉴 수가 없는데 집을 어떻게 돌아가요. 안전해져서 이제 집에 가도 된다고 할 때까지는 대피소에 있어야죠."

21일 오후 2시 인천 서해구 신현초등학교에 마련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임시 대피소.

지난 18일 석남동 쿠팡32 물류센터에서 불이 난 날부터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양모(59)씨는 아직도 집으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화재 현장 바로 앞 아파트에 사는 양씨는 "불이 꺼졌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 가봤는데 여전히 독한 연기가 올라오고 목에는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따갑고 구역질이 나더라"며 "복도형 아파트라 탄내가 집 안까지 들어왔고 방충망과 새시도 새까맣게 변했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8시 초진에 성공한 데 이어 이날 오후 1시57분 화재 대응 단계를 1단계로 하향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집 안 곳곳에 밴 탄내와 매캐한 연기 때문에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시각 기준 임시 대피소에는 모두 187명이 머물고 있다. 신현초등학교 54세대 81명, 신현북초등학교 54세대 89명, 신현여자중학교 13세대 17명이다. 화재 초진 전인 전날 오후 7시 기준 대피소에 머물던 202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 21일 오후 인천 서해구 신현북초등학교에 마련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임시 대피소. 전날 저녁 화재가 초진됐지만 주민들이 귀가하지 못하면서 쉘터 50여개가 설치된 채 운영되고 있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대피소에서는 지금도 하루 평균 2~3명의 주민이 호흡기 통증이나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주민들이 받은 건강 진료와 상담은 모두 230건에 달했고, 화재와 장기 대피 생활로 심리 안정을 요청한 상담도 58건 접수됐다.

화재 다음 날부터 신현북초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박모(70)씨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박씨는 "집에 샤워하러 잠깐 갔다가 목과 가슴이 아파 다시 나온 뒤 대피소에서 위장약과 호흡기약, 두통약을 받아먹고 있다"며 "건물에 배터리가 있어 위험하다는 이야기도 들으니 불안해지기도 해서 완전히 상황이 끝난 게 아니면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서해구,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일단 대피소 운영을 지속하며 구호물품 지원, 의료·심리 상담 등을 이어가는 등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쿠팡CFS는 신현북초와 신현여중 임시 대피소에 간호사를 상주시켜 의료 상담을 지원하고, 병원 진료가 필요한 주민들을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잔불 정리와 건물 안전 점검이 계속되면서 대피소 운영 종료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해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대피소 운영을 어떻게 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현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운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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