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전 형사과장 "세 차례 병합 요청…국수본이 모두 불허"

변미선기자 2026. 7. 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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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서 "강간 등 살인 배제 지시 없었다"
"송치 보고서에 추가 수사 필요성도 명시"
특수단 "부실수사·수사 방향 개입" 판단
구속 여부 오늘 늦게 결정
장윤기 사건에 대해 살인과 성범죄 사건을 분리 수사하도록 지시한 협의를 받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A 경정이 2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 초동수사 부실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측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장윤기의 외국인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병합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세 차례 내렸다"고 주장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A경정은 2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윗선이나 나에 의한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사건의 실체 규명에 노력했지만 부실수사 논란으로 이어져 유가족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A경정의 변호인은 심사를 마친 뒤 "형사과는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살인 사건과 외국인 여성 성범죄 사건을 병합하도록 세 차례 건의했지만 국수본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합 요청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5월 6일부터 10일 사이 광주경찰청 강력계를 통해 이뤄졌으며, 외국인 여성 참고인 조사 이후에도 재차 건의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살인 사건은 형사과가, 성범죄 사건은 여성청소년수사 부서가 각각 맡았다.

변호인은 "국수본이 병합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는 전달받지 못했다"며 "병합은 무산됐지만 경북 지역으로 수사대를 보내 참고인을 조사하는 등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계속 확인했다"고 말했다.

A경정 측은 당시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강간 등 살인 혐의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경정이 송치 보고서에 '강간 등 살인 혐의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반영하도록 지시했다"며 "강간 등 살인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는 영장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장윤기 사건을 수사한 일선 경찰관들도 국수본이 초기 수사 방향을 사실상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수의 수사 관계자는 광산경찰서가 주요 수사 상황을 국수본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처리 방향을 결정했으며,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현장 의견도 국수본의 신중 처리 지침에 따라 반영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장윤기의 과거 성폭행·스토킹 사건을 살인 사건과 분리한 것도 국수본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수본이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여성청소년수사 부서에서 맡아야 한다"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다는 것이다.

반면 경찰청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A경정이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는데도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하도록 영향을 미쳤고, 주요 증거 확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도록 부실하게 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특별수사단은 이날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당시 보고·지휘 체계와 국수본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A경정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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